日 아소 "외환시장 적극 대응"…닛케이지수는 15,000선 붕괴
엔화 가치가 이달 들어서만 10엔가량 급등한 가운데 일본 정부 관계자들이 12일 “외환시장을 주시하고 있다”며 잇달아 시장 개입성 발언을 쏟아냈다. 닛케이225지수는 15,000선이 무너지는 등 1년4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엔화 가치는 이날 도쿄외환시장에서 장중 지난 10일보다 3엔 이상 급등한 미국 달러당 111.86엔에 거래됐다.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오전부터 엔화 강세를 막기 위해 구두 개입에 나섰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재무상은 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긴장감을 갖고 시장을 주시하는 동시에 필요에 따라 적절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최근 금융시장 상황을 감안한 정책 공조에 관해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외환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투기세력에 대한 경고 메시지와 함께 국제사회 공조를 강조한 발언이었다. 직접적인 시장 개입에 대해선 “그런 얘기는 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전날 뉴욕외환시장에서는 시장 개입을 의심케 하는 달러 매수 주문이 들어오며 장중 엔화 가치가 1분 만에 달러당 2엔 이상 급락했다. 마켓워치는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일본은행의 개입이 거의 확실하다고 전했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도 이날 4개월 만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만난 뒤 “환율을 포함한 국제 금융시장의 움직임을 확실히 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로다 총재는 “금융정책에 대한 (총리의) 특별한 요구는 없었다”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대한 생각과 효과를 설명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와 구로다 총재 간 회담에 대한 기대로 일본 증시는 잠시 낙폭을 줄였지만 마감이 가까워지면서 다시 낙폭을 키웠다. 닛케이225지수는 10일보다 4.84% 급락한 14,952.61에 마감했다. 일본은행이 채권 매입 규모를 연간 60조~70조엔에서 80조엔으로 늘리는 ‘2차 양적 완화’를 시행하기 전인 2014년 10월21일(14,804.28) 이후 최저다. 엔화 강세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로 도요타, 후지중공업 등 수출주들이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이시하라 노부테루 경제재정정책 담당상은 “2015회계연도 추가경정예산의 조속한 실행이 국내총생산(GDP)을 끌어올리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경제정책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