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 좋아한 원생 한마디가 27년을 버틴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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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 청소년들의 엄마' 송화숙 신임 서울소년원장
첫 보호직 여성 고위공무원 임명
낮에는 선생님, 밤에는 부모 역할
자신만의 '수저' 만들게 돕겠다
첫 보호직 여성 고위공무원 임명
낮에는 선생님, 밤에는 부모 역할
자신만의 '수저' 만들게 돕겠다
“한 학생이 ‘소년원에서 난생처음 선생님에게 칭찬을 들으니 이제야 인간 대접 받는 기분’이라고 말했을 때 느낀 기쁨과 보람이 27년 동안 소년원을 떠날 수 없게 했습니다.”
송화숙 신임 서울소년원장(57·법무부 치료감호소 행정지원과장·사진)은 인터뷰 내내 따듯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는 27년간 소년원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자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상처입은 마음을 보듬어주는 ‘엄마’ 역할을 해온 소년보호행정 분야의 전문가다. 법무부는 송 과장의 전문성과 학생에 대한 애정을 높이 평가해 여성 최초 보호직 고위공무원으로 승진시켜 서울소년원장에 15일자로 발령했다고 14일 밝혔다.
송 과장은 1986년 7급으로 채용돼 서울소년원에 영어교사로 첫발을 들였다. 그 후 30년 공직 생활 중 27년2개월가량을 소년보호행정 분야에 전념했다. 그는 “소년보호행정 분야는 다른 공직과 다르게 학생들과 24시간을 보내면서 낮에는 선생님, 밤에는 부모 역할을 한다”며 “학생들이 소년원에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 모습을 보면서 그 어떤 공직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큰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송 과장은 학생들이 겪는 정신질환 문제에 많은 관심을 쏟아왔다. 그는 2012년 7월부터 2년6개월 동안 안양소년원장으로 재직할 당시 장기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중증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학생들을 도왔다. 기존 프로그램은 약물치료와 단기 상담에 그쳐 학생이 트라우마를 충분히 극복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인성교육이나 직업교육을 하기 전 학생의 상처를 먼저 치료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학생들이 “가족과 여행가는 친구가 부러웠다”고 말하는 것을 보며 그들과 함께 105차례에 걸쳐 매주 토요일 산행을 하기도 했다.
서울소년원장으로서 포부를 밝히는 중에도 학생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다. 그는 “요즘 학생들이 스스로 흙수저를 물고 태어났다고 말하곤 하는데 그들이 ‘흙수저’를 버리고 자신만의 수저를 만들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부분 소년원 학생은 주변 환경이 좋지 못해 소년원을 나가도 사회에서 적응하기가 힘들다”며 “(학생들이) 소년원에서 나간 뒤에도 담임교사를 통해 사후지도를 하고 ‘희망도우미 프로젝트’ 등을 활용해 학생들이 성공적으로 사회에 정착하도록 돕는 것이 앞으로 소년원이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송화숙 신임 서울소년원장(57·법무부 치료감호소 행정지원과장·사진)은 인터뷰 내내 따듯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는 27년간 소년원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자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상처입은 마음을 보듬어주는 ‘엄마’ 역할을 해온 소년보호행정 분야의 전문가다. 법무부는 송 과장의 전문성과 학생에 대한 애정을 높이 평가해 여성 최초 보호직 고위공무원으로 승진시켜 서울소년원장에 15일자로 발령했다고 14일 밝혔다.
송 과장은 1986년 7급으로 채용돼 서울소년원에 영어교사로 첫발을 들였다. 그 후 30년 공직 생활 중 27년2개월가량을 소년보호행정 분야에 전념했다. 그는 “소년보호행정 분야는 다른 공직과 다르게 학생들과 24시간을 보내면서 낮에는 선생님, 밤에는 부모 역할을 한다”며 “학생들이 소년원에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 모습을 보면서 그 어떤 공직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큰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송 과장은 학생들이 겪는 정신질환 문제에 많은 관심을 쏟아왔다. 그는 2012년 7월부터 2년6개월 동안 안양소년원장으로 재직할 당시 장기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중증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학생들을 도왔다. 기존 프로그램은 약물치료와 단기 상담에 그쳐 학생이 트라우마를 충분히 극복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인성교육이나 직업교육을 하기 전 학생의 상처를 먼저 치료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학생들이 “가족과 여행가는 친구가 부러웠다”고 말하는 것을 보며 그들과 함께 105차례에 걸쳐 매주 토요일 산행을 하기도 했다.
서울소년원장으로서 포부를 밝히는 중에도 학생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다. 그는 “요즘 학생들이 스스로 흙수저를 물고 태어났다고 말하곤 하는데 그들이 ‘흙수저’를 버리고 자신만의 수저를 만들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부분 소년원 학생은 주변 환경이 좋지 못해 소년원을 나가도 사회에서 적응하기가 힘들다”며 “(학생들이) 소년원에서 나간 뒤에도 담임교사를 통해 사후지도를 하고 ‘희망도우미 프로젝트’ 등을 활용해 학생들이 성공적으로 사회에 정착하도록 돕는 것이 앞으로 소년원이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