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얼음공주·스파이…뮤지컬계 거센 '여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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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드' '투란도트' '마타하리' '레베카' 등 줄줄이 공연
개성 강한 여주인공들 내세워 무대 장악…흥행 이끌어
개성 강한 여주인공들 내세워 무대 장악…흥행 이끌어
뮤지컬계에 ‘여풍(女風)’이 거세다. 올 들어 ‘시카고’ ‘레베카’ 등 여성 ‘투 톱’을 앞세운 작품들이 뮤지컬 흥행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매력적인 여성 주인공이 등장하는 창작 뮤지컬 ‘투란도트’ ‘마타하리’가 잇달아 무대에 오른다. ‘위키드’ ‘맘마미아’ ‘아이다’ 등 여성 캐릭터들이 극을 주도하는 블록버스터급 작품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데스노트’ ‘팬텀’ 등 남성 주인공을 내세운 작품이 대세였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대형 뮤지컬 무대에는 여성이 주역인 작품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센’ 여성 캐릭터 줄줄이 무대에
순종적이고 남성에 의존적인 전근대적인 여성들이 조역으로 나오는 ‘남성 뮤지컬’과 달리 올해 무대에 오르는 ‘여성 뮤지컬’에선 주체적이고 강한 개성을 지닌 ‘센’ 캐릭터들이 극을 이끈다. 다음달 6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레베카’는 죽은 레베카 부인을 숭배하는 맨덜리 저택 집사 댄버스 부인과 새로운 안주인 ‘나’를 중심으로 갈등이 전개된다. 음습한 분위기로 ‘나’를 옥죄어 오는 댄버스 부인을 맡은 차지연 신영숙 장은아는 폭발적인 가창력과 카리스마로 무대를 장악하고 있다.
17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서울 신도림동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투란도트’는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증오와 복수로 차가운 심장을 갖게 된 투란도트 이야기다. 저주의 수수께끼로 자신에게 청혼하는 모든 남자를 처형하는 잔혹한 공주 역을 박소연과 리사, 알리가 번갈아 맡는다. 다음달 29일부터 오는 6월12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무대에 오르는 ‘마타하리’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이중 스파이 혐의로 처형된 마타하리를 자신의 운명을 당당히 개척하는 현대적인 여성의 모습으로 그린다. 옥주현과 김소향이 마타하리를 번갈아 연기한다.
7월12일~8월2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는 ‘위키드’는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초록마녀 엘파바와 금발 마녀 글린다의 우정과 성장을 그렸다. 원작을 뒤집어 나쁜 마녀로 알려진 엘파바는 불같은 성격 때문에 오해를 받는 착한 마녀, ‘착한 마녀’ 글린다는 아름다운 외모로 인기를 독차지하는 허영덩어리 소녀로 그려진다. 엘파바는 차지연과 박혜나, 글린다는 정선아와 아이비가 연기한다.
◆탄탄한 실력으로 무대 장악
여성을 주역으로 내세운 뮤지컬이 쏟아지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남성 파워’에 눌렸던 여배우들이 탄탄한 실력을 바탕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조금씩 팬층을 형성해온 것을 꼽는다. 제작사들도 작품성만 뒷받침된다면 가창력과 연기력을 갖춘 여배우를 주역으로 내세운 작품들도 ‘남성 뮤지컬’ 못지않게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킬앤하이드’의 작곡가로 신작 ‘마타하리’의 음악을 맡은 프랭크 와일드혼은 “처음부터 옥주현을 염두에 두고 작곡했다”며 “옥주현의 목소리는 작품을 쓰는 데 큰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100%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하는 ‘위키드’의 오리지널 제작팀 관계자는 차지연의 오디션을 보고 “태풍처럼 휩쓰는 듯 거대한 에너지로 대표곡 ‘디파잉 그래비티’를 부를 때 소름이 돋았다”고 극찬했다.
◆여배우 ‘티켓파워’도 커질까
남성 배우에 비해 ‘티켓 파워’를 갖춘 여배우의 ‘풀(pool)’은 적은 게 현실이다. 옥주현 정선아 차지연 김소연 박혜나 등 몇몇 여배우에게 주역이 쏠리는 이유다.
‘엘리자벳’ ‘마리 앙투아네트’ ‘레베카’ ‘마타하리’ 등 여성 주역 뮤지컬을 다수 제작한 EMK뮤지컬컴퍼니의 신예진 차장은 “아직 ‘티켓파워’ 면에서는 남성 배우들을 따라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실력과 매력을 두루 갖춘 여배우를 캐스팅하는 데 가장 많은 공을 들인다”고 귀띔했다.
뮤지컬 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지금까지 뮤지컬시장이 남성 배우 위주의 작품으로 움직였기 때문”이라며 “올해처럼 여성 뮤지컬의 약진이 이어진다면 실력과 티켓파워를 두루 갖춘 여배우가 대거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센’ 여성 캐릭터 줄줄이 무대에
순종적이고 남성에 의존적인 전근대적인 여성들이 조역으로 나오는 ‘남성 뮤지컬’과 달리 올해 무대에 오르는 ‘여성 뮤지컬’에선 주체적이고 강한 개성을 지닌 ‘센’ 캐릭터들이 극을 이끈다. 다음달 6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레베카’는 죽은 레베카 부인을 숭배하는 맨덜리 저택 집사 댄버스 부인과 새로운 안주인 ‘나’를 중심으로 갈등이 전개된다. 음습한 분위기로 ‘나’를 옥죄어 오는 댄버스 부인을 맡은 차지연 신영숙 장은아는 폭발적인 가창력과 카리스마로 무대를 장악하고 있다.
17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서울 신도림동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투란도트’는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증오와 복수로 차가운 심장을 갖게 된 투란도트 이야기다. 저주의 수수께끼로 자신에게 청혼하는 모든 남자를 처형하는 잔혹한 공주 역을 박소연과 리사, 알리가 번갈아 맡는다. 다음달 29일부터 오는 6월12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무대에 오르는 ‘마타하리’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이중 스파이 혐의로 처형된 마타하리를 자신의 운명을 당당히 개척하는 현대적인 여성의 모습으로 그린다. 옥주현과 김소향이 마타하리를 번갈아 연기한다.
7월12일~8월2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는 ‘위키드’는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초록마녀 엘파바와 금발 마녀 글린다의 우정과 성장을 그렸다. 원작을 뒤집어 나쁜 마녀로 알려진 엘파바는 불같은 성격 때문에 오해를 받는 착한 마녀, ‘착한 마녀’ 글린다는 아름다운 외모로 인기를 독차지하는 허영덩어리 소녀로 그려진다. 엘파바는 차지연과 박혜나, 글린다는 정선아와 아이비가 연기한다.
◆탄탄한 실력으로 무대 장악
여성을 주역으로 내세운 뮤지컬이 쏟아지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남성 파워’에 눌렸던 여배우들이 탄탄한 실력을 바탕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조금씩 팬층을 형성해온 것을 꼽는다. 제작사들도 작품성만 뒷받침된다면 가창력과 연기력을 갖춘 여배우를 주역으로 내세운 작품들도 ‘남성 뮤지컬’ 못지않게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킬앤하이드’의 작곡가로 신작 ‘마타하리’의 음악을 맡은 프랭크 와일드혼은 “처음부터 옥주현을 염두에 두고 작곡했다”며 “옥주현의 목소리는 작품을 쓰는 데 큰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100%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하는 ‘위키드’의 오리지널 제작팀 관계자는 차지연의 오디션을 보고 “태풍처럼 휩쓰는 듯 거대한 에너지로 대표곡 ‘디파잉 그래비티’를 부를 때 소름이 돋았다”고 극찬했다.
◆여배우 ‘티켓파워’도 커질까
남성 배우에 비해 ‘티켓 파워’를 갖춘 여배우의 ‘풀(pool)’은 적은 게 현실이다. 옥주현 정선아 차지연 김소연 박혜나 등 몇몇 여배우에게 주역이 쏠리는 이유다.
‘엘리자벳’ ‘마리 앙투아네트’ ‘레베카’ ‘마타하리’ 등 여성 주역 뮤지컬을 다수 제작한 EMK뮤지컬컴퍼니의 신예진 차장은 “아직 ‘티켓파워’ 면에서는 남성 배우들을 따라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실력과 매력을 두루 갖춘 여배우를 캐스팅하는 데 가장 많은 공을 들인다”고 귀띔했다.
뮤지컬 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지금까지 뮤지컬시장이 남성 배우 위주의 작품으로 움직였기 때문”이라며 “올해처럼 여성 뮤지컬의 약진이 이어진다면 실력과 티켓파워를 두루 갖춘 여배우가 대거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