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18일부터 중국에서 모바일 결제 ‘애플페이’ 서비스를 시작한다. 삼성전자도 ‘삼성페이’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 중국 은행들과 막바지 협상을 하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 강자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조만간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맞붙게 됐다.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의 승부는 스마트폰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에서 양사는 양보할 수 없는 마케팅 전쟁을 벌일 전망이다.
삼성-애플, 중국서 '페이 격돌'
◆애플페이, 18일 서비스 개시

16일 중국 중화망에 따르면 중국 건설은행과 광파은행은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18일 오전 5시부터 애플페이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다. 애플은 중국 공상은행 건설은행 농업은행 중국은행 등 4대 국유은행을 포함한 15개 은행과 협약을 맺고 애플페이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로써 애플페이 서비스 국가는 기존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를 포함해 5개로 늘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이 첫 서비스 국가다.

삼성전자도 작년 12월18일 중국 국영 카드사인 유니온페이와 삼성페이 서비스를 위해 협력하기로 하는 등 삼성페이 중국 서비스 개시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르면 다음달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페이도 곧 서비스를 개시할 것”이라며 “유니온페이 등 중국 금융회사와 세부 기술적 부분 등 막바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모바일 결제 시장이다. 모바일 결제 비중이 전체 결제 방식의 60% 안팎에 이른다.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와 텐센트의 텐페이가 전자상거래 등과 연계한 생태계를 구축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진출해 기존 경쟁 구도를 흔들어 놓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왕옌후이 휴대폰중국연맹 회장은 “올해는 모바일 결제 원년이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애플의 가세로 모바일 결제 시장이 후끈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보급형폰에도 장착 ‘승부수’

삼성전자와 애플은 고급형 스마트폰에만 넣었던 모바일 결제 기능을 보급형 스마트폰에도 적용해 서비스 확산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작년 말 중국에서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A 시리즈(갤럭시A5·A7) 판매에 들어갔다. 삼성페이 기능을 적용한 첫 중저가폰 시리즈다. 30만~50만원대 중저가폰을 통해 삼성페이 서비스를 제공, 화웨이 샤오미 등 현지 업체 제품 대비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높은 중국에서 모바일 결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갤럭시A 시리즈에 삼성페이 기능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애플도 애플페이 기능을 적용한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5SE(가칭)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전문 보도 매체인 나인투파이브맥은 애플이 다음달 15일 4인치 크기의 새 보급형 스마트폰을 공개한 뒤 18일부터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2012년 아이폰5C를 선보이며 중저가폰 시장에 진출했으나 기대보다 성적이 저조해 3년간 후속 제품을 내놓지 않았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애플도 보급형 제품에 애플페이를 적용하면 삼성전자와 애플 간 중국 내 페이전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