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의 홈페이지 접속 마비 사태를 해결하는 방법은 단순하다. LCC들이 서버 등 예약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 된다. 실제로 비슷한 시기에 특가 항공권을 내놓았던 한 항공사는 서버 용량이 충분해 접속 마비 사태를 피할 수 있었다.
서비스 개선과 투자보다는 싼 가격만 외치는 LCC의 주먹구구식 영업관행이 문제가 된 것은 이뿐만 아니다. 지난달 폭설로 마비됐던 제주공항의 운영이 재개되자 LCC 이용객들은 ‘번호표’를 뽑기 위해 긴 줄을 서야만 했다. 번호표를 먼저 뽑으려는 승객들의 실랑이는 날을 넘겨가며 이어졌다.
LCC들은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출범 10년도 안 돼 한국의 항공산업 지도를 뒤바꿨다. 국내선 점유율에선 대형 항공사를 앞지른 지 오래고, 동남아시아와 중국 등 단거리 국제선에서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지난해 제주항공은 출범 10년 만에 기업공개에 성공했다. 상장된 항공사 중 유일하게 지난해 흑자를 내 주주들에게 배당금도 지급할 계획이다.
‘특가항공권’이라는 미끼로 당장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는 있다. 하지만 불편함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늘어날수록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무리한 판촉보다는 확실한 예약 시스템을 갖추는 게 길게 보면 훨씬 더 중요하다. 커진 외형에 걸맞은 책임 있는 자세가 있어야 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제 LCC들이 벌어들이는 수입으로 ‘승객 불리기’라는 외형 성장에 계속 집착할 것인지, 서비스 인프라에 더 많은 투자를 할지 고민해야 할 때다.
김순신 산업부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