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가 연이어 개봉하고 있다. 지난 17일 개봉한 `동주`에 이어 `귀향`이 24일부터 관객들과 만난다. `동주`와 `귀향` 모두 일제 시대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최근 일본 정부의 역사 왜곡이 도를 넘어서고 특히 위안부 문제로 우리나라는 물론 국제사회와의 갈등을 유발하고 있는 이때 `동주`, `귀향`과 같은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최근 개봉한 두 영화를 포함해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 다섯 편을 소개한다. ◆동주 (2016)영화 `동주`는 평생의 친구이자 라이벌이었던 시인 윤동주와 독립운동가 송몽규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는 윤동주(강하늘 분)와 송몽규(박정민 분)가 일본 후쿠오카 감옥에서 취조받는 장면으로 시작해 그들이 일제의 마루타로 생을 마감하던 순간까지를 그렸다. 이 영화는 세 가지 관전 포인트가 있는데, 첫째는 윤동주 시인의 인간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 영화 속 동주는 시인을 꿈꾸지만 반대하는 부모님과 갈등하고, 좋아하는 여자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수줍음 많은 청년이다. 그는 자신보다 일찍 신춘문예에 당선된 사촌 몽규를 질투하면서도 신념을 위해 거침없이 행동하는 그를 동경하고 자신의 초라함을 느끼기도 한다.두 번째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송몽규 열사의 일생을 심도 있게 조명한다는 것이다. 윤동주보다 석 달 먼저 태어난 독립운동가 송몽규. 그들은 일생을 함께했지만, 또 함께하지 못했다. 문학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랐고, 독립운동에도 의견 차이가 있었다. 송몽규는 비록 윤동주처럼 후세에 널리 기억되지는 못했지만, 과정이 누구보다 아름다운, `행동하는 양심`이었다. 세 번째는 흑백영화라는 점이다. 우리가 기억하는 윤동주 시인의 이미지는 흑백 사진 속에 있다. 이준익 감독은 그 느낌을 그대로 옮기고자 처음부터 끝까지 흑백으로 제작했다. 색채를 뺀 영상은 배경보다 배우들의 연기와 표정에 집중하게 한다. 화려한 영상미는 느낄 수 없지만, 포장이나 가식 없는 진정성이 돋보인다.결국 저항에 실패한 송몽규와 저항을 시도조차 하지 못했던 윤동주의 모습에서 시대는 다르지만, 절망을 느끼고 있는 청춘에 전하는 메시지가 보인다. 시대를 막론하고 청춘에게 세상은 때론 두렵고 제 손으로 바꿔야만 하는 무엇이다. 암울한 시대에 맞선 양심들을 그린 이 영화는 시대를 넘나들며 청춘의 자화상을 모노톤의 색채로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영화 `동주`는 당대의 청춘 윤동주의 삶을 통해 부끄러운 사실을 모르는 게 가장 부끄럽다는 것, 그 가치에 대해 담백하게 말한다.드라마/ 2016.02.17./ 110분/ 한국/ 12세 관람가◆귀향 (2016)영화 `귀향`은 대한민국의 가장 아픈 역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만들어졌다.위안부 피해자인 강일출 할머니는 열여섯 나이에 일본군 `위안부`로 강제 동원되어, `소각 명령`에 의해 목숨을 잃을 뻔한 위기에서 가까스로 탈출했다. 영화 `귀향`은 이 실화를 바탕으로 1943년, 일본군에 의해 강제로 차디찬 이국땅에 놓이게 된 열네 살 정민(강하나 분)과 소녀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조정래 감독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의 삶과 그들이 겪은 고통을 영상으로 기록해,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는 `홀로코스트` 영화와 같이 `문화적 증거물`로서의 역할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진심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수년 동안 여러 차례의 투자 거절로 오랜 기간 빛을 보지 못했다. 이후 전 국민을 대상으로 자유로운 후원을 받는 `크라우드 펀딩` 방식을 도입해 제작비를 조달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과 미국 등 전 세계 각지에서 후원의 손길이 이어졌고 순 제작비 중 50%가 넘는 금액 12억여 원의 제작비가 모였다. 드라마/ 2016.02.24./ 127분/ 한국/ 15세 관람가◆대호 (2015)`대호`는 일제 강점기, 더는 총을 들지 않으려는 조선 최고의 명포수 천만덕(최민식 분)과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를 둘러싼 이야기를 다룬다. `신세계` 박훈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최민식, 정만식, 김상호, 오스기 렌, 정석원, 라미란 등 연기파 배우들이 합류해 웰메이드 영화를 만들어냈다.박훈정 감독은 "처음은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했다.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와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 사냥꾼,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 시대를 살아낸 사람과 동물, 자연의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제작의도를 밝혔다.이어 "또 하나는 사라진 것들, 사라진 마지막 조선 호랑이, 그 호랑이를 전통적인 방식으로 사냥했던 사냥꾼들. 그리고 그때까지 지켜오던 우리의 가치관들에 집중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단절되고 사라진 것들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드라마/ 2015.12.16./ 139분/ 한국/ 12세 관람가◆암살 (2015)`암살`의 시작은 이름없는 독립군들의 사진 한 장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최동훈 감독은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이 있고, 흔들림 없이 그 운명 속으로 걸어가는 한 사람의 이미지를 떠올렸다"며 제작의도를 밝혔다. `암살`의 시대적 배경이 되는 1930년대는 문학사적으로 낭만주의가 팽배했고 모더니즘이 꽃피운 시기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독립을 위한 투쟁이 존재했던 시기이기도 하다. `암살`은 역사적으로 실재했던 의열단의 활동 기록을 모티브로 하여 가상의 인물들이 펼쳐나가는 허구의 암살 사건을 그려냈다. 최동훈 감독은 "우리와 다르지 않은 인간이지만 시대의 비극 속에서 자신의 신념을 위해 다르게 살아야 했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들이 그곳에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싶었다"면서 조국이 사라진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을 관객들과 함께 기억하고 싶은 마음을 내비쳤다. 전지현, 이정재, 하정우, 오달수, 조진웅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점도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다. 또 1930년대 경성과 상하이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내기 위해 중국의 10대 세트장인 상하이 처둔, 셩창, 라오싱 세트장에서 한 달여간 24회 차의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해 시대의 현실감을 담아냈다. 액션, 드라마/ 2015.07.22./ 139분/ 한국/ 15세 관람가◆YMCA 야구단 (2002)1999년 발간된 `한국 야구사`에 따르면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되던 해, 기독교청년회 간사였던 필립 질레트의 지도로 황성 YMCA 야구단이 결성되었고 이 팀은 13년간의 활동 후 해체될 때까지 눈부신 최강의 팀으로 군림했다. 이 영화는 1900년대 초, 암울했던 일제치하에서 결성된 조선 최초의 야구단 이야기를 따뜻하게 그린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 코미디라기보다 역사에 관한 영화이자 개인의 성찰에 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구한말 개화기의 종로거리와 초가집이 있는 시골 풍경, 야구 장비 등이 비교적 성의 있게 재현되었고 김혜수를 비롯하여 조폭 연기로 인기를 얻기 시작한 송강호, 탤런트 김무생의 아들 김주혁과 조승우가 카메오 급으로 출연했다. 개봉 당시 서울 56만, 전국 148만 3,000명 관객 동원으로 2002년도 한국영화 흥행 순위 9위를 기록했다.
MAXIM 장소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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