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2012 총선'공천학살 트라우마' 새누리 친박-비박, 이번엔 '힘의 균형'…공천갈등 격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2008년 친박계 대거 탈락
칼자루 쥔 친이 이방호 총장, 김무성·서청원·홍사덕 등 배제
2012년 친이계 줄줄이 낙마
친박계가 당 주류로 부상…안상수·진수희·박형준 등 탈락
칼자루 쥔 친이 이방호 총장, 김무성·서청원·홍사덕 등 배제
2012년 친이계 줄줄이 낙마
친박계가 당 주류로 부상…안상수·진수희·박형준 등 탈락
4·13 총선을 위한 공천 주도권을 놓고 새누리당 내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 간 힘겨루기가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안심번호제를 활용한 여론조사제 도입, 공천관리위원장 선정에 이어 ‘우선추천제 확대’ 방침에 대한 계파 간 목소리가 번번이 엇갈리고 있다. 공천 세부 룰을 둘러싸고 당 내부 파열음이 발생하는 배경에는 앞선 두 번의 총선 과정에서 양 계파가 서로 ‘공천 학살’을 주고받았던 트라우마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2008년 18대 총선에선 당내 친이(친이명박)계가 친박계에 대한 공천 학살을 주도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 직후 당시 당내 권력 지형은 친이계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됐다. 대선 경선 과정에서 생긴 친이계와 친박계 간 갈등의 골은 18대 총선 공천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친이계인 이방호 당시 사무총장이 주도한 공천에서 박근혜 경선캠프를 이끌었던 김무성 서청원 홍사덕 의원 등 중진의원을 비롯해 김재원 의원 등 초선그룹까지 탈락하면서 ‘친박 학살’ 기류가 뚜렷해졌다. 결국 서 의원은 엄홍성 송영선 의원 등과 ‘친박연대’를 만들어 당선됐고, 김무성 유기준 김태환 의원 등은 친박 무소속 연대로 한나라당 후보를 꺾고 국회에 입성했다.
4년 뒤인 2012년 총선을 앞두고는 여권의 권력구도가 확연히 달라졌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로 당이 재편되면서 친박계가 주류로 부상했다. 이번에는 친이계의 공천 탈락이 이어졌다. ‘25% 컷오프’가 무기였다. 당대표를 지낸 안상수 전 의원,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진수희 전 의원을 비롯해 친이계 핵심인 박형준 전 의원(현 국회 사무총장), 이동관 전 청와대 대변인 등이 공천에서 탈락했다.
김무성 대표는 17대에 이어 18대에서도 공천 학살의 희생양이 됐다. “25% 룰에 걸렸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였지만 세종시 수정안을 계기로 친박계와 멀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평가다. 이 때문에 김 대표는 취임 이후 “권력자에 의한 전략 공천을 없애겠다”는 소신과 함께 국민참여형, 상향식 공천을 추진해왔다.
현재 당내 역학구조는 앞선 두 총선과 사뭇 다르다. 당권은 김 대표를 비롯한 비박계가 쥐고 있고 수적으로도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40%대의 안정적인 지지율을 이어가고 있고 정국 주도권도 청와대가 쥐고 있다는 점에서 친박계 역시 열세인 것만은 아니다. 비박계는 청와대의 뜻이 반영된 전략 공천을, 친박계는 여론조사를 명분으로 한 공천 배제를 우려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공천 주도권을 장악하기 어려운 만큼 죽고 사는 기준인 공천 룰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2008년 18대 총선에선 당내 친이(친이명박)계가 친박계에 대한 공천 학살을 주도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 직후 당시 당내 권력 지형은 친이계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됐다. 대선 경선 과정에서 생긴 친이계와 친박계 간 갈등의 골은 18대 총선 공천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친이계인 이방호 당시 사무총장이 주도한 공천에서 박근혜 경선캠프를 이끌었던 김무성 서청원 홍사덕 의원 등 중진의원을 비롯해 김재원 의원 등 초선그룹까지 탈락하면서 ‘친박 학살’ 기류가 뚜렷해졌다. 결국 서 의원은 엄홍성 송영선 의원 등과 ‘친박연대’를 만들어 당선됐고, 김무성 유기준 김태환 의원 등은 친박 무소속 연대로 한나라당 후보를 꺾고 국회에 입성했다.
4년 뒤인 2012년 총선을 앞두고는 여권의 권력구도가 확연히 달라졌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로 당이 재편되면서 친박계가 주류로 부상했다. 이번에는 친이계의 공천 탈락이 이어졌다. ‘25% 컷오프’가 무기였다. 당대표를 지낸 안상수 전 의원,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진수희 전 의원을 비롯해 친이계 핵심인 박형준 전 의원(현 국회 사무총장), 이동관 전 청와대 대변인 등이 공천에서 탈락했다.
김무성 대표는 17대에 이어 18대에서도 공천 학살의 희생양이 됐다. “25% 룰에 걸렸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였지만 세종시 수정안을 계기로 친박계와 멀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평가다. 이 때문에 김 대표는 취임 이후 “권력자에 의한 전략 공천을 없애겠다”는 소신과 함께 국민참여형, 상향식 공천을 추진해왔다.
현재 당내 역학구조는 앞선 두 총선과 사뭇 다르다. 당권은 김 대표를 비롯한 비박계가 쥐고 있고 수적으로도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40%대의 안정적인 지지율을 이어가고 있고 정국 주도권도 청와대가 쥐고 있다는 점에서 친박계 역시 열세인 것만은 아니다. 비박계는 청와대의 뜻이 반영된 전략 공천을, 친박계는 여론조사를 명분으로 한 공천 배제를 우려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공천 주도권을 장악하기 어려운 만큼 죽고 사는 기준인 공천 룰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