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4·13 총선 공천후보자 면접 사흘째인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는 면접 순서를 기다리는 예비 후보자들로 북적거렸다. 이날 면접 대상은 서울 동작갑·을, 관악갑·을, 서초갑·을 등 서울 9개 지역구와 오산, 시흥갑·을, 파주갑·을을 비롯한 경기 6개 지역구 등 총 15개 지역구 61명이었다.

예비후보들 간 신경전이 뜨거웠다. 서울 서초갑에서 맞붙은 친박(친박근혜)계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비박계 이혜훈 전 의원은 면접 전 6층 대기실에서 마주쳤지만 악수도 하지 않고, 서로 시선을 피하는 등 싸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서초갑은 현역인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무주공산이 됐다. 조 전 수석은 40년 서초 토박이라는 점을, 이 전 의원은 서초갑에서 17·18대 의원을 지내 누구보다 지역 현안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날 면접에서는 이색적으로 경쟁 후보를 칭찬해보라는 주문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면접이 끝난 뒤 이 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조 전 수석에 대해) 닮고는 싶은데 닮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얼짱이라서 그걸 내가 닮을 수 있을지”라고 말했다. 조 전 수석은 이 전 의원에 대해 “저돌적인 게 장점”이라고 했다.

두 후보는 서초갑 지역 현안인 아파트 재건축 문제를 놓고도 팽팽히 맞섰다. 이 전 의원은 “초선 의원이 오면 이 문제를 파악하는 데만 몇 년이 그냥 지나간다”며 “얽히고설킨 재건축 문제를 풀기 위해선 지역 사정을 꿰뚫고 있는 3선 의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조 전 수석은 “1000일이 넘는 당 대변인 역할을 하며 키워온 조율과 설득 능력을 바탕으로 각 조합의 대변인이 되겠다”고 했다.

강석훈 의원과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예비후보로 뛰고 있는 서초을 면접은 당초 배정된 15분을 훌쩍 넘어 30분가량 진행됐다. 두 후보는 공천 경선 방식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내놨다. 이 전 수석은 “경선 과정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선 여론조사 100%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당이 정한 대로 당원 30%, 일반국민 여론조사 70% 원칙을 따라야 한다”고 했다.

이정호/박종필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