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이병화 한국사내변호사회 회장 "섬처럼 떨어진 사내변호사들…매뉴얼 만들어 경쟁력 높일 것"
기업에서 일하는 한국 변호사들의 모임인 한국사내변호사회(한사회)가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2006년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서 일하던 10여명의 사내변호사가 시작한 점심 모임이 10년 만에 회원 수 1540명의 대형 단체로 성장했다.

한사회는 지난달 이병화 한국쓰리엠 상무(51·사진)를 신임 회장으로 뽑고 새로운 10년을 준비 중이다. 이 회장은 2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내변호사는 각자 소속된 회사 업무가 천차만별이라 ‘외딴섬’처럼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며 “섬들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회장은 서울대 법대를 나와 37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법무법인 바른 등에서 일하다 2008년 한국쓰리엠에 사내변호사로 입사했다. 2012년부터 한사회에서 이사직을 맡아 사내변호사의 화합에 힘썼다. 그는 “첫 직장으로 사내변호사를 택하는 젊은 변호사가 늘어나고 있다”며 “매뉴얼 등을 마련해 사내변호사들이 적절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숫자가 많아지면서 변호사 업계에서 사내변호사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대한변호사협회장 선거에선 사내변호사가 많은 여의도에 투표소가 새로 생길 정도로 영향력이 커졌다. 사내변호사 간에 이해가 충돌할 소지도 많아졌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리니언시 프로그램(담합 사실을 먼저 신고하면 과징금을 면제해주는 제도)이 대표적인 갈등 사례다. 이 회장은 “동종 업계 변호사가 모여서 정보를 공유할 때 경우에 따라 담합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로펌에 대한 쓴소리도 내놨다. 이 회장은 “국내 로펌이 해외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관해선 경험이 부족해 아직 경쟁력이 약하다고 본다”며 “국내 로펌들은 법률시장이 개방되기 전 해외 로펌과 경쟁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춰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사내변호사들은 소비자 입장에서 어떤 로펌이 비용 대비 양질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일반적 기준으로 살펴볼 뿐”이라며 “국내 로펌이라고 우선적으로 선택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회원들이 한사회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재미를 느끼고 세미나, 커뮤니티 활동 등을 통해 유익함까지 얻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