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파밸리 와인 개척자' 피터 몬다비 101세로 별세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근교의 나파밸리를 세계적 와인 산지로 키워 ‘나파밸리 와인의 개척자’로 불린 피터 몬다비 전 찰스 크러그 와이너리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0일 캘리포니아주 세인트헬레나에 있는 와이너리 내 자택에서 10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914년 11월 이탈리아 출신 이민자인 체사레 몬다비의 아들로 태어난 피터 몬다비는 스탠퍼드대 학부에서 경제학을, UC버클리 대학원에서 와인양조학을 각각 전공했다. 이후 와인 저온발효 기법과 프랑스 참나무통을 이용한 와인 숙성을 연구했고, 기온이 다소 낮은 나파 및 소노마 남쪽의 로스카르네로스 구역에 피노 누아르와 샤도네이 등 다양한 품종을 심으며 나파밸리 지역을 새로운 와인 생산지로 키워냈다.

나파밸리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찰스 크러그 와이너리는 1861년 독일 프로이센 출신인 찰스 크러그가 세웠으며, 체사레 몬다비가 1943년 인수했다. 피터 몬다비는 형 로버트 몬다비와 함께 부모를 도와 1950~1960년대에 이 와이너리를 나파밸리 최대 와인 생산업체로 키웠다. 하지만 1959년 부친이 세상을 떠난 뒤 경영 방식을 놓고 가족 간 이견이 생기면서 형 로버트 몬다비가 이듬해 독립해 자신만의 와이너리를 차렸다. 피터 몬다비는 남은 가족과 함께 와이너리를 계속 운영했고, 1976년 모친 로사의 별세 후 CEO를 맡았다가 지난해 두 아들에게 운영을 넘겼다.

피터 몬다비는 말년에 형 로버트와 화해했으며, 로버트의 별세 3년 전인 2005년 두 사람이 공동으로 제작한 와인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