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네바다서도 압도적 1위…3연승 '파죽지세'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선거 후보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파죽의 3연승을 올리며 질주했다.

AP통신은 23일(현지시간) 네바다주에서 치러진 공화당 코커스(당원대회)에서 트럼프가 20%포인트가량 격차를 벌리며 압승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마코 루비오는 2위, 테드 크루즈가 3위로 뒤를 이었다.

이로써 트럼프는 뉴햄프셔,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이어 3연승을 올리며 대세론을 굳혔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북동부와 남부에 이어 서부에서도 압도적인 차이로 경쟁자들을 따돌리면서 자신의 지지 기반이 특정 지역이나 인종에 국한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가 네바다에서 선전한 것은 높은 지명도와 라스베이거스에 근거한 사업 기반, 그에 따른 네바다 주민의 정서적 호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열풍이 서부 한복판까지 불어닥친 것은 기득권에만 골몰하는 미국 공화당 주류 정치에 대한 분노의 표심이 광범위하게 확산돼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네바다에서의 승리는 트럼프의 주장과 공약이 주요 지지층인 백인 유권자층뿐만 아니라 히스패닉계에서도 크게 호소력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트럼프는 이날 승리가 확정된 뒤 지지자들에게 “앞으로 놀라운 두 달이 될 것”이라며 향후 경선에서도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승리로 트럼프는 다음달 1일 13개 주에서 동시에 코커스 또는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열리는 ‘슈퍼 화요일’을 앞두고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는 분석이다. 반면 공화당 주류 진영으로선 트럼프의 단독 질주를 막기 위한 물밑작업이 급하게 됐다. NYT는 “공화당 경선주자들은 공동의 적인 트럼프를 저지하기 위해 연합해야 할 필요성을 더욱 느끼게 됐다”고 지적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