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현 9단, 현대백화점서 '고수의 생각법' 강연
조훈현 9단(사진)이 25일 현대백화점 임직원을 대상으로 ‘고수의 생각법’을 주제로 강연했다. 조 9단은 세계 최연소인 9세에 입단해 세계 바둑계에서 최다승(1938승), 최다 우승(160회) 등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인기 웹툰 ‘미생’에서 그의 기보가 소개되며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조 9단은 김영태 현대백화점 사장 등 임직원 300여명이 참석한 이날 강연에서 복기(復棋)와 끈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번 둔 바둑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복기를 통해 다시 비평하며 차후에 악수를 두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조 9단은 바둑 고수와의 승부에서 이기기 위해선 차별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바둑의 기초인 기보와 정석을 익힌 뒤 자신만의 싸우는 방법을 터득한 사람이 승부에서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역사에 남는 바둑기사들의 공통점은 ‘나만의 바둑’을 갖춘 것”이라고 말했다.

“타고난 능력과 후천적 노력 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라는 질문에는 ‘노력’이라고 답했다. 제자인 이창호 9단을 언급하며 “방에서 해가 뜨고 질 때까지 바둑알 놓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그러다 조용해져서 방문을 열면 손에 기보책을 든 채 잠들어 있는 게 일상이었다”고 말했다. 조 9단은 “밖에 나가서도 하늘을 보며 바둑연습을 할 정도로 끊임없이 노력했기에 이창호 9단이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것”이라고 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