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해운회사인 한진해운이 발행 가능한 주식 총수를 4억5000만주에서 6억주로 늘릴 계획이다. 최근 잇따라 내놓은 재무구조 개선대책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진해운은 다음달 18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행 가능 주식 총수를 6억주로 확대하는 정관 변경안을 상정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보통주 기준으로 2억4527만주를 발행했다. 예정대로 정관이 바뀌면 최대 3억5473만주의 신주를 추가로 발행할 수 있다. 이날 종가(2980원)를 단순 적용하면 유상증자 형태로 1조571억원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847.76%에 달했다. 지난해 이자비용이 영업이익(361억원)을 크게 웃도는 3349억원에 육박했다. 해운업황의 회복세가 더딘 만큼 한진해운은 차입금을 줄여 경영여건을 개선할 계획이다.

지난 24일 모회사 대한항공을 대상으로 영구채 2200억원을 발행했다. 한진해운은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영구채 발행금액을 전부 자본으로 계산한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639.93%까지 낮아진다.

한진해운이 발행 가능 주식 규모를 늘리는 것은 현대상선 흡수합병에 대비한 포석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진해운이 현대상선을 합병한다면 그 대가로 현대상선 주주들에게 작지 않은 규모의 신주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이에 대해 “발행 한도 확대는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