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주 인제대 나노융합공학부 교수(가운데)가 생산현장에서 발생하는 업무개선 방안을 강의하고 있다. 인제대 제공
최용주 인제대 나노융합공학부 교수(가운데)가 생산현장에서 발생하는 업무개선 방안을 강의하고 있다. 인제대 제공
자동차부품 업체인 한국정밀에 근무하는 서명세 씨는 지난해 7월 인제대 신소재프로세스공학과에 입학했다. 회사 업무를 개선하는 등 대학에서 공부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서씨는 수업시간에 ‘기업의 애로사항’이라는 과제를 발표하면서 한국정밀 파이프 제품의 용접이 제대로 안 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지도교수인 최용주 교수는 단조로 찍어내면 해결된다고 지도했다. 서씨는 학교에서 배운 것을 실행해 원가를 절감하고 품질도 높였다.

최 교수는 공작기계(10대)도 리스로 사용하지 말고 10억원의 정부 융자지원금을 받아 구입하는 것이 오히려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지도했다. 손출배 한국정밀 사장은 “연간 7000만원 이상 절감되고 있다”며 “직원 교육이 회사에 큰 도움이 돼 올해 1명을 추가 입학시켰다”고 말했다.

아성산업에 근무하면서 산업경영시스템공학과에 입학한 차치곤 씨는 “등록금의 절반을 회사에서 지원해 준다”며 “교수들과 함께 제품의 개선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특허법률사무소에서 일하는 김재경 씨는 “계약학과에서 새로운 기술을 공부할 수 있는 데다 배운 기술을 현장에 접목할 수 있어 좋다”고 설명했다.

인제대(총장 차인준)는 지난해 7월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2015년도 평생학습중심대학’으로 선정돼 운영하고 있는 계약학과가 효과를 보고 있다고 25일 발표했다. 평생학습중심대학 육성사업은 재직자 등 성인학습자가 일과 학습을 병행할 수 있도록 대학의 평생교육 역량을 높이고, 맞춤형 평생학습을 통한 국민 행복 실현을 위해 추진된 사업이다.

인제대가 설치한 계약학과는 4개 분야다. 지난해부터 생산기계공학과, 신소재프로세스공학과, 산업경영시스템공학과를 운영해온 데 이어 올해는 메카트로닉스공학과를 신설했다. 생산기계공학과는 원자재를 가공해 새롭거나 품질이 향상된 제품을 생산하는 방법을, 신소재프로세스공학과는 기계금속 기반 및 전자·신재생에너지 부품소재 등의 개발·생산 현장을 이끄는 전문기술자를 양성하는 학과다. 산업경영시스템공학과는 공학기반 지식에 경영학·기술경영학을 접목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고, 메카트로닉스공학과는 기계공학과 전자공학을 융합하는 기술을 가르친다.

모집 인원은 80명으로 3월 초까지 모집한다. 고등학교 졸업 이상의 사업체 재직자면 누구나 입학할 수 있다. 수업은 사이버강좌, 출석수업 등으로 이뤄진다. 8학기 동안 120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등록금은 산업체가 50% 이상을 내고, 나머지는 본인 부담이다.

서갑수 인제대 평생교육원장은 “계약학과는 산업체에 다니는 재직자에게 이론과 실무를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며 “동남권의 기계·전기·전자업체 근로자에게 적합한 교육체제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