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자녀, 학교가기 싫다고 3개월 이상 떼쓰면 적응장애 상담을
3월에는 새 학기가 시작된다. 긴 방학을 끝내고 새로운 친구와 선생님을 만나는 아이의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는 시기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빅데이터를 활용해 국내 청소년의 우울감을 조사했더니 3월부터 증가해 5월에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학기 시작과 함께 독감, 결핵 등의 감염병이 확산되기도 한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아이가 있는 가정은 자녀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건강에 문제는 없는지 걱정이 늘어난다. 새 학기를 맞아 자녀들의 건강한 학교생활을 위해 명심해야 할 생활수칙을 알아봤다.
초등학생 자녀, 학교가기 싫다고 3개월 이상 떼쓰면 적응장애 상담을
학령기 아이, 예방접종·안전교육 필수

취학 전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챙길 것이 많다. 아이의 단체생활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학교에 가는 만 6~7세에는 영유아 때 받은 예방접종 면역력이 점차 떨어진다. 단체생활을 하기 때문에 감염병 위험은 더 커진다. 따라서 디프테리아 백일해 파상풍을 예방할 수 있는 DTaP(5차), 소아마비 등을 예방할 수 있는 폴리오(4차), 홍역 볼거리 풍진 등을 예방할 수 있는 MMR(2차), 일본뇌염(사백신 4차 또는 생백신 2차) 백신 등을 맞아야 한다.

만 7세가 되면 한 발을 번갈아들고 뛰기, 가위로 오리고 풀칠하기, 가까운 이웃집에 혼자 가기, 숫자를 10 이상 세기, 3단계 지시사항을 수행하기 등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심계식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만약 이를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발달이 지연돼 보인다면 자세한 발달 검사나 지능 검사 등을 해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야뇨증이 있어 대소변 가리는 데 문제가 있다면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 밤에 악몽을 꿔 잠을 충분히 못 자면 학업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적절한 심리 상담이 필요하다.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틱장애, 학습장애, 분리불안 등도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 아이가 말로 감정 표현을 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아이 말을 경청하고 공감해줘 감정적 문제가 생겼을 때 극복할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한다.

차량 안전 교육과 횡단보도 통행방법 등도 숙지하도록 도와야 한다. 낯선 사람을 만나면 주의하고 차를 탈 땐 안전벨트를 착용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심 교수는 “하루 세 번 규칙적인 식사와 균형 잡힌 영양 섭취를 하게 하고 편식과 군것질을 줄이도록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초등학생 자녀, 학교가기 싫다고 3개월 이상 떼쓰면 적응장애 상담을
영구치 나는 아이, 치아건강 확인해야

만 6세가 넘으면 젖니(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난다. 활동량이 많은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은 3~6개월 간격으로 정기 검사를 받아 치아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 개학 전 치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김광철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치과 교수는 “유치 교환기에는 치열 전체가 나오는 파노라마 사진을 찍어 턱뼈에 문제는 없는지, 영구치 개수가 맞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구치가 부족하거나, 과잉치가 발견되는 아이도 있다. 과잉치는 다른 영구치가 나오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에 초등학교 1~2학년 시기에 제거해야 한다.

어금니가 나오면 홈 메우기로 충치를 예방하는 것이 좋다. 영구치는 나온 뒤 2~3년 동안 충치에 가장 취약하다. 유치와 달리 씹는 면에 울퉁불퉁한 홈이 깊이 파여 있어 음식물 찌꺼기가 남아 있기 쉽다. 홈 부위를 메우면 칫솔질을 쉽게 할 수 있다.

치열에 문제가 있으면 교정도 고려해야 한다. 단순히 이가 삐뚤삐뚤한 것은 영구치가 모두 나 치열이 완성되는 시기에 교정할 수 있다. 돌출입, 주걱턱, 무턱, 덧니 중 일부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 교정을 시작해야 한다. 가족 중 치열에 문제 있는 사람이 있다면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새 학기가 되면 적응장애를 겪는 아이도 늘어난다. 학교가기 싫다고 떼를 쓰거나 등교 전 배나 머리가 아프다고 하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스트레스 때문에 수업에 집중을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새 학기 증후군이다.

이소희 국립중앙의료원 정신의학과 과장(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홍보이사)은 “자녀의 증상을 조급하게 고치려 하거나 혼을 내는 것은 좋지 않다”며 “충분한 대화를 통해 자녀 입장을 공감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3개월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으면 불안장애나 틱장애 등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 전문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안경 쓰는 아이, 6개월마다 검사해야

시력은 9세 정도에 대부분 완성된다. 아이가 사물을 볼 때 고개를 기울이거나 얼굴을 옆으로 돌리거나 눈을 자꾸 비비고 찡그리면 시력 이상의 신호일 수 있다. 의료기관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만약 아이가 안경을 착용하고 있으면 6개월에 한 번 검사를 해 적절한 도수로 조정해 주는 것이 좋다.

정영택 온누리스마일안과 원장은 “근시 예방을 위해 되도록 먼 곳을 자주 보게 해야 한다”며 “엎드려 책을 보거나 어두운 곳에서 책을 보는 것은 금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꾸 눈을 비비면 난시가 생길 수 있다”며 “눈 비비는 습관이 있다면 고치도록 하고 알레르기가 있으면 빨리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고등학생이 되면 컬러렌즈를 착용하거나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시간이 늘어난다. 둘 다 눈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장시간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근시와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 있다. 오랫동안 가까운 물체를 쳐다보면 수정체를 조절하는 근육이 경직되면서 근시가 생길 수 있다. 눈을 깜빡이는 횟수가 줄어 눈이 건조해지기 쉽다.

눈 건강을 지키려면 스마트폰을 1시간 이내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안구건조증이 있다면 30분 이내가 적당하다. 컬러렌즈는 각막에 달라붙어 눈에 산소를 공급하는 것을 방해한다. 흰자나 각막에 혈관이 생겨 눈동자가 탁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개학하면 독감, 결핵 등이 유행하기 쉽다. 개인위생에 신경써야 한다. 2주 이상 기침이 계속되면 결핵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손이 아닌 휴지, 손수건 등으로 입과 코를 가리고 기침한 뒤 흐르는 물에 비누로 손을 씻어야 한다.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 것도 좋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도움말=심계식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김광철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치과 교수, 이소희 국립중앙의료원 정신의학과 과장, 정영택 온누리스마일안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