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떨어진 예금금리…연 1%대 중반도 '귀한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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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금리 하락세에 은행들 예금금리 인하
대출금리도 내림세지만 저신용자는 금리부담 늘어
대출금리도 내림세지만 저신용자는 금리부담 늘어
![또 떨어진 예금금리…연 1%대 중반도 '귀한 몸'](https://img.hankyung.com/photo/201602/AA.11333055.1.jpg)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지난 24일 정기예금 금리를 상품별로 최소 0.05%포인트에서 최대 0.15%포인트까지 하향 조정했다. 이번 조정으로 1년 만기 ‘행복노하우 연금예금’ 금리는 종전 연 1.55%에서 연 1.4%로 낮아졌다. 국민은행도 29일부터 정기예금 금리를 일괄적으로 0.1%포인트 내린다.
신한·농협·우리 등 다른 은행도 정기예금 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은행별로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연 1.5% 안팎으로 형성돼 있어 금리 인하가 소폭만 이뤄져도 연 1%대 중반 정기예금 상품을 찾아보기 어렵게 된다.
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 인하에 나서는 것은 갈수록 하락하는 시장금리를 선제적으로 반영해서다. 유럽에 이어 일본까지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고 국내 수출이 급감하면서 한국은행이 연 1.5%인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많아지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도 늦춰지는 분위기다. 정기예금 금리 기준이 되는 1년 만기 AAA등급 금융채 금리는 지난해 12월31일 연 1.729%에서 지난 26일 연 1.536%로 0.193%포인트 하락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다음달 10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을 본 뒤 정기예금 금리 인하 폭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시장금리가 하락세를 보이자 지난달까지 이어졌던 대출금리 상승세도 멈췄다.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신용등급 1~2등급 기준)는 최근 한 달 동안 최대 0.15%포인트가량 떨어졌다.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로 쓰이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연 1.65%로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만에 내려갔다.
담보 없이 취급된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신용등급에 따라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좋지 않은 개인과 기업에 대해선 가산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올렸다. 은행들은 대출금리 산정 때 금융채, 코픽스 등 다양한 금리를 적용해 기준금리를 산출한 뒤 재무상태가 취약한 개인이나 기업에 더 높은 가산금리를 붙여 대출금리를 정한다.
국민은행이 1월 신용등급 7~8등급에 적용한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연 8.01%였다. 기준금리 1.74%에 가산금리가 6.27%였다. 이달에는 기준금리가 1.65%로 낮아졌지만 가산금리가 7.15%로 0.88%포인트 올라 대출금리가 연 8.8%로 높아졌다. 신한은행 역시 신용등급 7~8등급 일반 신용대출 기준금리가 1월 1.75%에서 2월 1.69%로 낮아졌지만, 5.42%였던 가산금리가 5.61%로 높아져 최종 금리는 연 7.17%에서 연 7.30%로 올랐다.
지난해 말 이후 아파트 분양 시장이 위축되자 은행들이 일부 사업장에 대해 계약자와 사전에 약속했던 아파트 중도금 집단대출 금리를 올리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이라 각 은행이 신용등급이 낮은 소비자에게 가산금리를 높이는 형태로 건전성과 수익성 관리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