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언더파 278타…3타차 우승
한국프로 준우승만 했던 대회
신지애도 2007년 아쉽게 2위
17세 최혜진, 8언더파 '아마 1위'
신지애는 28일(한국시간) 호주 퀸즐랜드주 골드코스트 로열 파인스 리조트(파73·6436야드)에서 열린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RACV 레이디스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2개, 버디 6개를 묶어 4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 합계 14언더파 278타를 친 신지애는 막판까지 추격해온 2위 홀리 클라이번(영국)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올 첫 승을 유럽투어에서 신고한 신지애는 이번 우승으로 국내외 통산 45승째를 기록했다. LET 우승은 처음이다. 우승 상금은 3만7500유로(약 5100만원)다.
2007년부터 이 대회에 출전해온 신지애는 준우승 1회, 톱10 2회 등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우승컵은 들어 올리지 못했다.
2타 차 단독선두로 마지막 날을 시작한 신지애는 소나기와 강풍이 부는 악천후 속에서도 안정된 경기를 선보이며 막판까지 지속된 경쟁자들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쳤다.
6번홀에서 긴 퍼팅을 성공시켜 버디 행진을 시작한 신지애는 전반 9번홀과 후반 10번홀에서도 버디를 잡아내 승부에 쐐기를 박는 듯했다. 하지만 13번, 15번홀 연속 보기로 공동선두를 허용하는 등 수세에 몰렸다. 그러나 16번홀부터 18번홀까지 버디 3개를 몰아치는 집중력을 발휘한 끝에 우승을 확정지었다.
신지애는 “언제든 더블보기 이상의 실수를 범할 수 있어 안심하지 못했다”며 “18번홀 짧은 버디 퍼팅을 남겨놨을 때에서야 우승할 수 있다는 예감을 했다”고 말했다.
신지애는 같은 기간 열린 LPGA 투어 ‘혼다LPGA타일랜드’에 출전할 수 있었지만 “준우승 아쉬움을 해소하고 싶다”며 이 대회에 참가해 결국 처음 출전한 지 9년 만에 챔피언에 올랐다. 신지애는 2007년 카리 웹(호주)에게 2타 차로 져 준우승에 그쳤다.
이번 대회는 다른 한국 프로선수들에게도 ‘준우승’ 징크스를 안겨 준 대회다. 신지애 외에도 1998년 박현순, 2008년 신현주, 2009년 유소연, 2010년 이보미, 2011년 김하늘 등이 우승 문턱에서 눈물을 삼켰다. 아마추어로는 2006년 양희영(27·PNS)이 우승한 적 있다.
국가대표 최혜진(17·학산여고)이 이날만 5타를 덜어내며 8언더파로 공동 5위에 올랐다. 아마추어 순위로는 1위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