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7일 “한·미 통화스와프(맞교환)는 금융시장 안정에 의미가 있다”며 “필요한 시점이 되면 미국에 논의하자고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위해 중국 상하이를 방문한 유 부총리는 이날 동행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기본적으로 양국 간 통화스와프는 다시 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이렇게 말했다.

통화스와프는 두 국가가 일정 환율과 한도에 따라 양국 통화를 마음대로 맞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외환 협약이다. 상대국 통화를 활용해 자국 통화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체결한 300억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는 2010년 2월 종료됐다.

이번 유 부총리의 한·미 통화스와프 관련 발언은 최근의 환율 변동성 확대와 이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주요 국가와의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동의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유 부총리는 “(한·미 통화스와프 제안으로) 한국이 힘들고 어려우니 미국과 뭘 해보려 한다는 신호를 시장에 줄까 봐 조심스럽다”며 “다급하다는 인상을 주면 안 되기 때문에 섣불리 얘기를 꺼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날 유 부총리는 제이컵 루 미국 재무부 장관과 양자 회동을 했지만 이 자리에선 통화스와프 체결 문제를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고(高)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놓고 불거진 중국의 한국에 대한 경제적 보복조치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럴 것 같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유 부총리는 “(미 재무장관과의 면담에서도) 사드 얘기는 쏙 들어갔다”고 말했다.

한계기업 및 과잉업종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한없이 기다릴 수 없다”며 “머지 않은 장래에 (구조조정안을) 얘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이어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점을 대상 업체에 말해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상하이=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