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가구의 주거비 지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세를 내고 사는 가구가 많아진 영향이다.

28일 통계청의 가계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의 주거비(월세 기준)는 전년 대비 20.8% 늘어난 월평균 7만4227원으로 집계됐다.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증가율도 역대 최고치다. 가계 주거비 증가율은 2013년 7.0%, 2014년 4.0%였다.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한 가구가 많아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가계가 실제로 지출하는 월평균 주거비는 통계치보다도 훨씬 많다. 하지만 집을 갖고 있거나 전세로 사는 가구는 주거비 지출이 0원으로 집계되기 때문에 통계에 착시현상이 생긴다. 자가나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가구가 많아질수록 평균 주거비는 올라가는 구조다.

지난해엔 전체 전·월세 거래량 가운데 월세가 차지한 비중이 44.2%로,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높았다. 전세 거래량이 82만1000건으로 전년 대비 5.1% 줄어든 반면 월세 거래량은 65만건으로 8.3% 늘었다. 서울의 월세 거래랑(21만5000건)은 11.6% 급증했다. 올 1월 전·월세 거래량 가운데 월세 비중은 46.6%로, 지난해 평균보다 더 높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