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의 15.4%에 해당하는 세금이 면제되는 ‘비과세 해외펀드’ 시대가 열렸다. 주요 은행과 증권사, 보험회사들은 29일부터 세제 혜택이 있는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 판매에 돌입했다.

◆국가배분 펀드 vs 신흥국 펀드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는 한국에 살고 있는 사람이면 내외국인, 연령대와 관계없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가입 한도는 1인당 3000만원이며 전용계좌를 개설한 시점부터 10년간 세금이 면제된다. 자산운용사들이 ‘비과세 펀드’라는 꼬리표를 달아 새로 내놓은 상품들만 혜택이 있다. 29일 기준으로 310개 펀드가 나와 있다.
비과세 해외펀드 투자 1원칙은 '지역 분산'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은 투자 지역이다. 중국처럼 특정 국가 주식에만 자금을 집어넣는 상품이 있는가 하면 여러 나라 주식에 골고루 투자하는 펀드도 있다. 펀드온라인코리아에 따르면 주요 15개 자산운용사 중 7개사가 여러 나라 주식에 동시에 투자하는 국가배분 펀드를 추천했다. 주요국 내수소비 관련주에 투자하는 ‘미래에셋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 주요국 배당주 펀드에 집중하는 ‘대신글로벌고배당주’ 등이 대표적이다.

단일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주된 투자처는 중국 등 신흥국이었다. KB자산운용,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등 4개사가 중국 펀드를 추천상품으로 내세웠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베트남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을 주력 상품으로 밀고 있다. 판매 첫날 비과세 해외펀드에 가입한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도 신흥국 펀드를 선택했다. ‘에셋플러스차이나리치투게더(중국)’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베트남)’ ‘미래에셋인디아디스커버리(인도)’ 등 3개 펀드에 각각 1000만원씩을 투자했다.

◆3~4개 펀드에 적립식 투자 추천

한 번에 얼마를 투자할지도 결정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비과세 기간이 10년으로 넉넉한 만큼 처음부터 3000만원 한도를 꽉 채울 필요가 없다고 설명한다. 월 5만~10만원씩 적립식으로 투자하다가 해당 지역 증시가 조정을 받을 시점에 매수 규모를 늘려잡는 전략을 펴는 게 유리하단 얘기다. 심형보 유안타증권 금융센터송파본부점 PB는 “투자 지역이 다른 3개 이상의 펀드를 골라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주요 자산운용사가 내놓은 상품명의 맨 뒤엔 ‘H(환헤지)’나 ‘UH(환헤지 하지 않음)’란 문구가 들어간다. ‘UH’는 해당국 주식을 현지 통화로 환전한 뒤 주식을 매입한다는 의미다. 투자국 통화가치가 올라가면 매매차익과 함께 환차익까지 올릴 수 있다. 반대로 현지 통화가치가 떨어지면 환차손이 발생한다. 환율 변화에 따른 위험에서 벗어나려면 ‘H’로 끝나는 상품을 고르는 게 좋다. 다만 환헤지에 따른 비용은 감수해야 한다.

각사가 집중적으로 마케팅을 하는 추천상품, 세법 개정 이후에 새로 내놓은 신상품을 고르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상품일수록 공을 들여 운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NH-CA자산운용의 ‘NH-CA Allset 실버에이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아시아그레이트컨슈머’, 메리츠자산운용의 ‘메리츠글로벌헬스케어’ 등 24개 펀드가 해외펀드 세금 감면 법안이 통과된 후 설정됐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