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에도 힘 못쓰는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3차원(3D)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양산을 시작했다는 호재에도 약세를 보였다. 정보기술(IT)업계의 수요 부진과 D램 가격 하락 우려에 일본 도시바,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보다 앞선 기술 경쟁력도 빛이 바랬다.

SK하이닉스는 29일 전 거래일보다 2.6% 떨어진 3만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 SK하이닉스는 청주 M12 생산라인에서 36단 3D 낸드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2014년 양산에 들어간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다. 3D 낸드는 정보를 저장하는 셀을 수직으로 쌓아 용량과 속도를 크게 개선한 제품이다. 경쟁사인 도시바와 마이크론도 3D 낸드를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기술적 우위가 부각됐는데도 주가는 힘을 못 썼다. 장 초반엔 3% 넘게 하락하기도 했다. 외국인 투자자(65억원)와 기관투자가(110억원)가 동시에 내다 팔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세계 경기 둔화로 D램값 하락이 지속되고 있어 올해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의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PC 수요 부진과 스마트폰 성장 둔화 우려도 크다. 박기범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36.7% 줄어든 3조3780억원 규모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주가자산비율(PBR)이 회사 청산가치에도 못 미치는 0.99배에 불과할 정도로 저평가돼 있는 만큼 반등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