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의회(마즐리스) 의원을 뽑는 총선에서 서방과의 핵협상을 주도한 중도·개혁파가 과반을 차지해 압승했다. 이란 총선에서 중도·개혁파가 다수가 된 것은 2000년 이후 16년 만이다.

이란 내무부 선거관리위원회는 29일(현지시간) 최종 개표 결과 개혁파와 중도파(실용주의적 온건 보수파) 후보가 각각 최소 85명과 73명이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두 정파를 합하면 최소 158석으로 의회 정원 290석의 절반을 넘는다. 특히 최대 격전지인 수도 테헤란에서 전체 30석 모두를 중도·개혁파가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 이란 정부의 핵협상을 반대한 강경 보수파는 68석을 얻는 데 그쳤다. 나머지 64석 중 5석은 소수 민족 출신에 할당되며 59석은 4월 결선투표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이란 의회 선거와 동시에 26일 치러진 국가지도자운영회의 선거에서도 중도·개혁파는 88석 중 52석을 얻어 과반을 차지했다. 임기 8년의 국가지도자운영회의는 종신직인 최고지도자를 임명하는 권한이 있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현 최고지도자가 고령(77)이어서 새 국가지도자운영회의가 차기 최고지도자를 임명할 가능성이 크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