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노플랜은 비만과 체형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 보유 여부를 확인해준다. 강병규 제노플랜 대표(맨 오른쪽)가 직원들과 함께 유전자 분석 결과를 보여주는 앱(응용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제노플랜은 비만과 체형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 보유 여부를 확인해준다. 강병규 제노플랜 대표(맨 오른쪽)가 직원들과 함께 유전자 분석 결과를 보여주는 앱(응용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비만과 체형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 보유 여부를 확인해주는 혁신적인 서비스가 나왔다. 유전자 분석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제노플랜의 ‘제노플랜 핏’이다.

제노플랜 핏은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다이어트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전자 분석용 타액(침) 2mL를 용기에 담아 회사로 보내면 비만 관련 유전자 보유 여부, 체지방 분해율 등의 분석 결과와 함께 다이어트 방법 등을 온라인으로 받아볼 수 있다. 용기 발송 후 분석 결과 통지까지 2~4주 정도 걸린다. 회사 홈페이지에 공개한 제노플랜 공식 판매 병원에서 10만원 안팎에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다.

강병규 제노플랜 대표(35)는 “체중은 식생활이나 운동뿐만 아니라 유전적 요인도 크게 작용한다”며 “제노플랜 핏은 비만 유발과 연관된 유전자 보유 여부를 확인하고 건강관리에 참고하도록 돕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술자리서 떠오른 창업 아이디어

한국에서 태어난 강 대표는 중학교 때 의사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갔다. 고등학교 때부터 화학에 흥미를 느낀 그는 보스턴대 의예과를 거쳐 보스턴의학대학원에서 의과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한국으로 돌아와 삼성의료원 산하 삼성생명과학연구소에서 유전체연구센터 연구원으로 일하며 유전자 분석 서비스에 관심을 갖게 됐다.

어느 날 퇴근 후 호기심에 한 사회적 기업 세미나에 참석했다. 세미나를 듣고 감명받은 그는 창업을 결심했다. 청소년 교육사업을 하는 사회적 기업을 세운 배경이다. 하지만 수익 추구와 사회 기여를 동시에 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았다.

힘든 마음을 달래기 위해 친한 형과 술잔을 건네다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미국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유전자 건강정보 분석 스타트업 ‘카운실(Counsyl)’ 얘기를 듣고 눈이 번쩍 뜨인 것이다. 유전자 분석 시장에 미래가 있다고 판단한 강 대표는 2014년 4월 제노플랜을 창업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출신 김정민 박사를 연구소장으로 영입해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

◆일본·홍콩 등 해외 진출 추진

1년여간의 개발 과정을 거쳐 지난해 4월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와디즈에서 첫 서비스를 시작했다. 목표액 1000만원을 훌쩍 넘어선 약 5200만원을 모았다. 기대 이상의 반응이었다. 강 대표는 “개인 유전자 분석 서비스에 대한 일반인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제노플랜은 지난 1월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에서 5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진윤정 소프트뱅크벤처스 책임심사역은 “유전자 분석 서비스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라며 “뷰티 관련 개인 유전정보 분석에 특화된 회사는 아시아 지역에서 제노플랜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회사는 최근 비만전문병원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기업 간 거래(B2B)를 통해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대사증후군, 피부 관리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여 경쟁력을 갖춘 뒤 일본 홍콩 대만 등 해외로도 진출할 계획이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