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자칼럼] '뉴 스테이'를 보는 불안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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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신 부동산 전문기자 yspark@hankyung.com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작년에 첫선을 보인 ‘뉴 스테이’가 올해 초 주택시장에서도 주목을 끌고 있다. 낯선 이름의 이 아파트는 정부가 도입한 기업형 임대주택의 별칭이다.
건설업계가 정부 지원을 받아 공급하는 ‘중산층 전용 월세 아파트’다. 8년간 월세로 살다가 내 집으로 분양 전환이 가능하다는 매력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한 달 월세가 평균 100만원 안팎으로 비싸고 전·월셋값이 떨어졌을 때도 ‘뉴 스테이’로 존재할지에 대해서는 말들이 많다. 정부가 모처럼 목에 힘을 주고 있는 뉴 스테이가 성공적으로 안착할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월세 100만원이 공공 아파트?
전국 아파트 전셋값이 2012년 8월(2억6446만원) 이후 43개월째 오름세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가구당 4억원에 육박(3억9996만원)했다. 매달 315만원씩 오른 셈이다. 서민들의 가구당 한 달 벌이와 맞먹는 액수다.
박근혜 정부는 전·월세시장 안정을 위해 행복주택(신혼부부·대학생 등 젊은 층 대상 임대주택)과 뉴 스테이라는 이름의 임대주택 공급정책을 펴 왔다. 행복주택이 공급 지역 확보에 실패하면서 지지부진했던 반면 뉴 스테이는 인기를 끌고 있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뉴 스테이 띄우기에 나섰고, 전·월세시장 불안, 분양시장 호황 등의 여파로 두 곳에서 공급된 단지가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정부는 여세를 몰아 올해는 공급 물량을 작년의 두 배인 5만가구로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고소득자 임대주택’까지 정부가 공급해주느냐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높은 월세’와 ‘임대료의 탄력 적용’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올봄에 선보일 뉴 스테이 청약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 대림동 뉴 스테이 임대료(전용면적 29~44㎡)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70만~100만원으로 매겨졌다. 서울 신당동(전용 24~59㎡)도 보증금 1000만~1억원에 월세 65만~100만원이다.
중산층 월평균 소득(291만9000원)의 3분의 1 수준으로 관리비를 뺀 액수다. 중산층 월평균 생활비(191만6000원)를 감안하면 저축은 꿈도 못 꾸는 상황이 된다.
8년 후 애물단지 우려도
‘8년 뒤 분양 전환’에 대한 불안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주거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분양 전환 무렵에 집값이 오른 상태라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애물단지가 될 수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분양 전환이 어렵고, 월세도 내려야 한다.
임대료 책정도 논란이다. 뉴 스테이는 임대료 인상을 연 5%로 묶어 놓았다. 이 때문에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첫해는 저렴할지 몰라도, 매년 5%씩 올리면 금세 비싸질 수 있다.
정부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행 전에 많은 전문가와 주택업계로부터 충분한 의견 수렴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전·월세시장 불안은 언제든지 ‘역(逆)전세난 임대시장’으로 바뀔 수 있다. 공공자금을 동원한 ‘중산층 주거안정 사업’ 명분도 허상에 그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또 프랑스 ‘뒤플로법’ 등 선진국들이 적용하고 있는 ‘초기 월세 규제’ 등도 진지하게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박영신 부동산 전문기자 yspark@hankyung.com
건설업계가 정부 지원을 받아 공급하는 ‘중산층 전용 월세 아파트’다. 8년간 월세로 살다가 내 집으로 분양 전환이 가능하다는 매력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한 달 월세가 평균 100만원 안팎으로 비싸고 전·월셋값이 떨어졌을 때도 ‘뉴 스테이’로 존재할지에 대해서는 말들이 많다. 정부가 모처럼 목에 힘을 주고 있는 뉴 스테이가 성공적으로 안착할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월세 100만원이 공공 아파트?
전국 아파트 전셋값이 2012년 8월(2억6446만원) 이후 43개월째 오름세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가구당 4억원에 육박(3억9996만원)했다. 매달 315만원씩 오른 셈이다. 서민들의 가구당 한 달 벌이와 맞먹는 액수다.
박근혜 정부는 전·월세시장 안정을 위해 행복주택(신혼부부·대학생 등 젊은 층 대상 임대주택)과 뉴 스테이라는 이름의 임대주택 공급정책을 펴 왔다. 행복주택이 공급 지역 확보에 실패하면서 지지부진했던 반면 뉴 스테이는 인기를 끌고 있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뉴 스테이 띄우기에 나섰고, 전·월세시장 불안, 분양시장 호황 등의 여파로 두 곳에서 공급된 단지가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정부는 여세를 몰아 올해는 공급 물량을 작년의 두 배인 5만가구로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고소득자 임대주택’까지 정부가 공급해주느냐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높은 월세’와 ‘임대료의 탄력 적용’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올봄에 선보일 뉴 스테이 청약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 대림동 뉴 스테이 임대료(전용면적 29~44㎡)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70만~100만원으로 매겨졌다. 서울 신당동(전용 24~59㎡)도 보증금 1000만~1억원에 월세 65만~100만원이다.
중산층 월평균 소득(291만9000원)의 3분의 1 수준으로 관리비를 뺀 액수다. 중산층 월평균 생활비(191만6000원)를 감안하면 저축은 꿈도 못 꾸는 상황이 된다.
8년 후 애물단지 우려도
‘8년 뒤 분양 전환’에 대한 불안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주거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분양 전환 무렵에 집값이 오른 상태라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애물단지가 될 수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분양 전환이 어렵고, 월세도 내려야 한다.
임대료 책정도 논란이다. 뉴 스테이는 임대료 인상을 연 5%로 묶어 놓았다. 이 때문에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첫해는 저렴할지 몰라도, 매년 5%씩 올리면 금세 비싸질 수 있다.
정부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행 전에 많은 전문가와 주택업계로부터 충분한 의견 수렴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전·월세시장 불안은 언제든지 ‘역(逆)전세난 임대시장’으로 바뀔 수 있다. 공공자금을 동원한 ‘중산층 주거안정 사업’ 명분도 허상에 그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또 프랑스 ‘뒤플로법’ 등 선진국들이 적용하고 있는 ‘초기 월세 규제’ 등도 진지하게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박영신 부동산 전문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