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4세 경영시대'] 120년 '오뚝이' 두산, 새 리더십으로 '위기 돌파'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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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그룹회장에 '두산가 장손' 박정원
구조조정 끝낸 후 신성장동력 찾기 본격화
2~3년 전부터 승계작업…미래사업 주도
15년 전 사업 DNA 바꿨듯 그룹 변화 이끌듯
구조조정 끝낸 후 신성장동력 찾기 본격화
2~3년 전부터 승계작업…미래사업 주도
15년 전 사업 DNA 바꿨듯 그룹 변화 이끌듯
두산그룹의 수장이 박용만 회장에서 박정원 (주)두산 지주부문 회장으로 바뀌면서 두산의 신성장동력 발굴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정원 회장은 30년 넘게 두산그룹에서 일하면서 새로운 수익사업을 발굴하는 데 집중했다. 올해 두산의 재무구조개선 작업이 일단락된 이후 미래 먹거리를 찾는 일을 박정원 회장에게 맡겼다는 분석이다.
◆새 먹거리 찾기 위해 수장 교체
박용만 회장은 2일 두산그룹 지주회사인 (주)두산 이사회에 참석해 “그룹회장직을 넘길 때가 됐다”며 박정원 회장을 차기 이사회 의장으로 천거했다. 두산그룹 회장은 (주)두산 이사회 의장이 맡아 왔다.
박용만 회장은 “오래전부터 그룹 회장직을 넘겨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이를 위해 2~3년 전부터 그룹 업무를 차근차근 이양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까지 세계적 경기 침체 속에서도 턴어라운드할 준비를 마쳤고, 대부분 업무도 위임하는 등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재계에서는 박용만 회장이 2012년 취임한 뒤 악화하는 경영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구조조정 작업을 어느 정도 마무리했기 때문에 그룹 회장직을 박정원 회장에게 넘겨주기로 결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두산인프라코어의 자회사 몽타베르 지분 100% 매각을 시작으로 다양한 구조조정 작업을 해 왔다. 방위산업 계열사인 두산DST를 매각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소형 건설장비를 생산하는 두산밥캣의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를 마무리했고, 국내 증시에 상장하는 작업도 시작했다. 이날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부문 매각과 두산건설 90% 감자 및 기업 분할도 확정했다.
공작기계부문 매각과 밥캣 상장이 마무리되면 자금난을 겪었던 두산인프라코어의 순차입금 규모는 5조552억원(지난해 말)에서 3조원대로, 부채비율은 266.8%에서 100% 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투자은행(IB)업계의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은 1년 넘게 이어졌던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면 새로운 리더십을 갖춘 수장을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새 먹거리를 찾는 작업을 해야 한다”며 “박정원 회장이 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료전지·면세점 등 신사업
박정원 회장은 2012년 (주)두산 지주부문 회장을 맡은 뒤 두산그룹이 추진한 신사업 방향을 결정하는 역할을 해 왔다. 두산그룹이 2014년 연료전지 사업을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으로 정하고 국내 업체인 퓨얼셀파워와 미국 업체인 클리어에지파워를 인수한 것도 박정원 회장 작품이라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박정원 회장은 (주)두산의 시내면세점 사업 진출 결정에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료전지 사업과 시내면세점은 두산그룹의 주요 미래 먹거리로 거론된다.
박정원 회장 체제가 시작되면 두산그룹이 또 한 번의 변화를 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두산그룹이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소비재 위주의 사업 구조를 중공업 중심으로 재편했던 것처럼 그룹의 DNA를 다시 한 번 바꾸는 작업이 이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두산그룹이 처한 경영 환경이 최악에 가깝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두산그룹의 매출과 직결되는 세계 건설 경기는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박정원 회장은 2009~2013년 두산건설 대표이사를 맡았지만, 건설 경기 침체의 벽을 넘지 못했다. 두산건설은 2013년부터 유동성 위기에 빠졌고, 지난해엔 166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앞으로 어느 사업을 정리하고 어느 사업을 키울지를 결정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박용만 회장은 2일 두산그룹 지주회사인 (주)두산 이사회에 참석해 “그룹회장직을 넘길 때가 됐다”며 박정원 회장을 차기 이사회 의장으로 천거했다. 두산그룹 회장은 (주)두산 이사회 의장이 맡아 왔다.
박용만 회장은 “오래전부터 그룹 회장직을 넘겨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이를 위해 2~3년 전부터 그룹 업무를 차근차근 이양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까지 세계적 경기 침체 속에서도 턴어라운드할 준비를 마쳤고, 대부분 업무도 위임하는 등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재계에서는 박용만 회장이 2012년 취임한 뒤 악화하는 경영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구조조정 작업을 어느 정도 마무리했기 때문에 그룹 회장직을 박정원 회장에게 넘겨주기로 결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두산인프라코어의 자회사 몽타베르 지분 100% 매각을 시작으로 다양한 구조조정 작업을 해 왔다. 방위산업 계열사인 두산DST를 매각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소형 건설장비를 생산하는 두산밥캣의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를 마무리했고, 국내 증시에 상장하는 작업도 시작했다. 이날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부문 매각과 두산건설 90% 감자 및 기업 분할도 확정했다.
공작기계부문 매각과 밥캣 상장이 마무리되면 자금난을 겪었던 두산인프라코어의 순차입금 규모는 5조552억원(지난해 말)에서 3조원대로, 부채비율은 266.8%에서 100% 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투자은행(IB)업계의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은 1년 넘게 이어졌던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면 새로운 리더십을 갖춘 수장을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새 먹거리를 찾는 작업을 해야 한다”며 “박정원 회장이 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료전지·면세점 등 신사업
박정원 회장은 2012년 (주)두산 지주부문 회장을 맡은 뒤 두산그룹이 추진한 신사업 방향을 결정하는 역할을 해 왔다. 두산그룹이 2014년 연료전지 사업을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으로 정하고 국내 업체인 퓨얼셀파워와 미국 업체인 클리어에지파워를 인수한 것도 박정원 회장 작품이라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박정원 회장은 (주)두산의 시내면세점 사업 진출 결정에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료전지 사업과 시내면세점은 두산그룹의 주요 미래 먹거리로 거론된다.
박정원 회장 체제가 시작되면 두산그룹이 또 한 번의 변화를 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두산그룹이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소비재 위주의 사업 구조를 중공업 중심으로 재편했던 것처럼 그룹의 DNA를 다시 한 번 바꾸는 작업이 이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두산그룹이 처한 경영 환경이 최악에 가깝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두산그룹의 매출과 직결되는 세계 건설 경기는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박정원 회장은 2009~2013년 두산건설 대표이사를 맡았지만, 건설 경기 침체의 벽을 넘지 못했다. 두산건설은 2013년부터 유동성 위기에 빠졌고, 지난해엔 166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앞으로 어느 사업을 정리하고 어느 사업을 키울지를 결정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