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연구원·신한카드 '2015 외국인 신용카드 지출액'
요우커 5.6조원 긁어…8.6% 감소
메르스 직격탄 … 관광객 급감
쇼핑이 절반…서울서 73% 써
단체여행서 개별여행으로
특급호텔·백화점 소비 줄고 콘도 숙박·잡화 지출 늘어

조사 결과 지난해 외국인의 신용카드 지출액은 총 10조4402억원으로 2014년(10조9723억원)보다 4.8% 줄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6~8월 외국인 입국자가 전년 동기 대비 40% 줄어든 영향이 컸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인 관광객(요우커)의 신용카드 지출액은 5조6048억원으로 전년 대비 8.6% 줄었다. 반면 일본은 1조8453억원으로 9.4%, 미국은 9626억원으로 8.6%, 영국은 1286억원으로 38.9% 증가했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45%를 차지하는 요우커의 신용카드 지출 비중은 면세점이 1조574억원으로 전체의 22.5%를 차지했고, 특급호텔 9881억원(21.0%), 백화점 7125억원(15.2%), 의류잡화 4364억원(9.3%) 순으로 많았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계자는 “요우커는 특급호텔과 백화점, 여행사 지출을 줄인 대신 콘도미니엄 숙박과 패션잡화 구매 등 소매업종 지출을 늘렸다”며 “요우커의 여행 형태가 단체여행에서 개별여행으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분야별 지출액은 쇼핑이 전체의 53%로 가장 높았고 숙박(23.2%), 음식(8%), 의료(3.9%) 순으로 나타났다. 쇼핑 지출액은 5조5368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늘었지만 숙박은 2조4197억원으로 15.2%, 음식은 8357억원으로 4.7%, 의료는 4043억원으로 21.5% 감소했다.
지역별 지출액 비중은 서울이 73.0%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경기(6.7%), 부산(5.4%), 제주(5.3%)가 뒤를 이었다. 외국인이 서울에서 쓴 신용카드 지출액은 7조6201억원으로 전년보다 4.7% 줄었으나 제주는 5651억원으로 전년보다 14.5% 늘었다. 중국, 태국, 홍콩, 대만 등 다양한 국가의 관광객이 증가했고 농장 및 화원, 수족관 등 관광 및 체험 부문 소비가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스포츠 부문 지출액은 전년 대비 6% 감소했다. 실외골프장(72.3%) 비중이 가장 높았고 종합레저타운·놀이동산(11.1%), 스포츠센터·레포츠클럽(6.4%)이 뒤를 이었다. 의료 부문 지출액도 중국·러시아 등의 지출이 줄면서 전년 대비 22% 감소했다. 다만 태국인의 의료 부문 지출액이 전년보다 83% 증가해 신흥 의료관광 상대국으로 떠오르고 있음을 보여줬다.
황혜진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은 “외국인의 여행형태가 다각화하면서 개별관광이 증가하는 모습”이라며 “특급호텔에서 12급 호텔로, 백화점에서 할인점 쇼핑으로 소비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명상 기자 ter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