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장님 어떻게 될 것 같아요?”

권선주 비례대표설에 어수선한 기업은행
기업은행 A부행장은 요즘 거래 기업은 물론 은행 임직원으로부터도 이런 질문을 곧잘 받는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이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로 차출된다는 얘기가 나도는데 사실이냐는 것. 권 행장이 임원회의에서 “(정치권에서) 어떤 연락도 받은 적 없다”고 했지만 소문은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기업은행 임직원이 권 행장의 비례대표설(說)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외풍(外風)’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정부가 지분 50% 이상을 가진 국책은행으로, 역대 은행장은 경제관료 등 외부 출신이 주로 맡았다. 24명의 은행장 중 내부 출신은 권 행장 등 세 명뿐이다. 올해 12월 임기가 끝나는 권 행장이 비례대표 차출로 중도 퇴임하면 후임엔 다시 외부 출신이 올 가능성이 크다는 게 기업은행 내부의 관측이다. 금융권에서는 ‘권 행장이 비례대표로 가면 전직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가 기업은행장을 맡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돈다.

이런 가운데 권 행장이 총선 이후 해외 출장 일정을 잡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권 행장은 4월 중순 일본에서 기업은행이 주최하는 최고경영자포럼에 참석하고 5월 초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에 갈 예정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총선 이후 해외 출장 일정을 잡은 것은 비례대표 소문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반면 “출장은 언제든 취소할 수 있다”며 여전히 비례대표 차출설이 유효하다는 시각도 있다.

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빨리 3월14일이 지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3월14일은 각 정당이 4·13 총선 비례대표 후보자를 확정해야 하는 마감일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