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체육단체 통합' IOC 설득한 제프리 존스 변호사
지난 4일 스위스 로잔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제프리 존스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64·사진)는 영어와 한국어를 번갈아 구사하며 IOC 측을 설득했다. IOC를 설득하지 못하면 국내법상 27일까지 마무리해야 하는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 통합이 차질을 빚을지도 모르는 상황. 당초 체육단체 통합을 오는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이후로 미루라고 권고했던 IOC는 존스 변호사의 설득에 “한국 상황을 존중해 통합체육회 정관 검토 등 관련 작업에 속도를 내겠다”고 태도를 바꿨다.

1971년 ‘모르몬교’로 알려진 후기성도그리스도교회의 선교사로 한국과 처음 인연을 맺은 존스 변호사는 1980년부터 김앤장에서 일해온 ‘한국인 같은’ 미국인이다. 1998~2002년에는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일했고, 2003년에는 국무총리실 산하 규제개혁위원회의 첫 외국인 위원으로 선임됐다.

존스 변호사가 한국 체육계와 인연을 맺은 것은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과의 친분 때문이다. 그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았을 때 박 전 회장이 한국상공회의소 회장이었던 것. 그는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 축구 3~4위전에서 일본을 꺾은 뒤 ‘독도 세리머니’를 펼쳐 IOC 징계를 받을 위기에 처했던 박종우 선수와 2014년 도핑 파동을 겪은 배드민턴 국가대표 이용대 선수 등을 무료로 변호했다. 그는 박 선수를 변호할 때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구호를 미국 국가와 비교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미국 국가 가사는 영국과 전쟁할 때가 배경이어서 정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지요. 그래서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문구도 아주 어릴 때부터 자연스레 배우는 내용이지 정치 구호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 선수를 변호할 땐 세계배드민턴연맹과 국내 배드민턴협회의 잘못을 부각하면서 선수를 희생양으로 삼으면 안 된다고 설득한 것이 주효했죠.”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법적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한 그는 “법률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읽고 뭘 듣고 싶어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