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 효성 SK케미칼의 오너 일가가 경영권을 강화하기 위해 올 들어 회사 주식을 잇따라 매입하고 있다.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은 지주회사 한솔홀딩스 지분을 늘렸다.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은 이달 들어 500억원어치의 회사 주식을 사들였다.
한솔·효성·SK케미칼 '오너 일가', 지배력 강화 위해 주식 매입 잇따라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한솔홀딩스 지분 1.14%(51만9411주)를 42억원에 매입했다. 조 회장의 한솔홀딩스 보유 지분은 7.68%로 늘었다. 조 회장의 모친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등도 같은 시기 한솔홀딩스 지분을 사들여 조 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보유 지분이 15.03%에서 17.73%로 늘었다.

한솔제지는 작년 초 지주사 한솔홀딩스와 사업회사인 한솔제지로 회사를 나누는 인적분할을 했다. 지주사 전환을 통해 2014년 말 기준 한솔제지 보유 지분이 3.34%에 그쳤던 조 회장의 그룹지배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순환출자 구조도 해소했다.

한솔제지 보유 지분이 지난해 말 15.33%에 불과했던 한솔홀딩스는 지주사 요건(상장 자회사 지분 20% 이상 확보)을 충족하기 위해 지난달 3일 유상증자를 시행했다. 한솔제지 주주에게서 지분을 받고 그 대가로 한솔홀딩스 신주를 발행해 맞교환하는 방식의 현물출자를 한 것이다. 조 회장 등은 이때 한솔제지 지분 일부를 현물출자하고 한솔홀딩스 신주를 받아 보유 지분을 15.03%로 늘렸다.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은 이달 2일부터 4일까지 회사 지분 2.63%(63만9391주)를 514억원에 매입했다. 최 부회장은 매입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 중인 SK D&D 지분 일부(1600만주)를 한국투자증권에 담보로 맡기고 500억원을 대출받았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최 부회장의 지분율은 17%로 늘었다. 그의 누나 지원씨와 예정씨도 이달 들어 SK케미칼 지분을 각각 3500주, 9901주 매입했다. 최 부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은 18%에서 20.71%로 많아졌다. 일각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 부회장이 SK그룹 계열에서 독립하기 위해 SK케미칼 지분을 꾸준히 늘릴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3년째 효성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의 형제간 지분확대도 이어지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 16일까지 조 사장과 조 부사장은 효성 지분을 각각 0.38%(13만1565주), 0.36%(12만5339주) 사들였다. 조 사장은 효성 지분 13.07%를 보유한 1대 주주다. 2대 주주인 조 부사장의 지분율은 12.09%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