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대국 첫날 인공지능주 들썩
프로 바둑기사인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AI) 컴퓨터 바둑프로그램인 ‘알파고’ 간의 첫 대국이 열리자 세칭 ‘AI관련주’도 들썩였다.

9일 코스닥시장에서 디에스티로봇은 7.82% 오른 5930원에 마감했다. 이 회사는 올 들어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덕에 25.76% 급등했다. 교육용 로봇을 생산하는 유진로봇(1.93%)과 의료용 수술 로봇을 제작하는 큐렉소(1.71%)도 오름세를 보였다. 한국전자인증(-4.33%)은 이날 하락했지만 올 들어선 22.91% 올랐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이 부각되면서 인공지능 로봇을 생산하는 종목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구글이 신사업으로 AI를 기반으로 하는 로봇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선 만큼 국내 로봇주들도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구글은 2013년부터 지금까지 보스턴다이내믹스 알파고 등 로봇 업체 네 곳을 사들였다. 구글은 작년에 ‘알파벳’이란 이름의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로봇 무인자동차 드론 등 신사업을 추진하는 계열사 ‘구글X’를 설립했고 로봇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가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구글의 알파고가 이세돌과의 바둑 대결에서 승리한다면 구글의 인공지능 사업도 빠르게 상용화할 것”이라며 “구글에서 개발하고 있는 로봇과 자동차, 드론 등에 인공지능을 탑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가 일각에선 인공지능 관련주로 분류되는 종목 상당수가 인공지능과 사업 연관성이 낮거나 기술력을 검증받지 못한 경우가 많은 만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