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한경에세이] 기술의 혁신과 사람의 역할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석위수 < 볼보그룹코리아 사장 wisoo.suk@gmail.com >
    [한경에세이] 기술의 혁신과 사람의 역할
    제조업계에 혁신의 바람이 거세다. 인터넷 발달과 신재생에너지 등장을 바탕으로 이뤄낸 ‘3차 산업혁명’을 넘어 기술의 융합으로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진입했다. 올초 다보스포럼에서 주목받은 인공지능과 가상현실, 사물인터넷 등의 미래형 기술은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성공적으로 시연됐다.

    ‘스마트공장’은 제조업 혁신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제조 전반의 과정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설계부터 생산에 이르기까지 지능화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각국에선 정부 차원에서 스마트공장 도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독일은 2010년부터 ‘인더스트리 4.0’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미국도 ‘첨단 제조 파트너십’을 통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에서도 각각 ‘중국제조 2025’와 ‘일본재흥전략’을 내세웠다.

    한국도 2014년부터 ‘제조업 혁신 3.0 전략’을 수립했다. 실제로 시범사업을 통해 스마트공장을 구축한 277개 기업의 성과를 분석한 결과 매출과 생산성이 각각 평균 16%, 30% 향상됐고 이에 따른 비용은 약 27%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진정한 스마트공장은 인력 혁신이 동반될 때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 제아무리 지능화된 기술과 최첨단 시설일지라도 이를 현장에 적용하고 현실화하는 건 결국 사람의 몫이기 때문이다.

    필자의 회사인 볼보건설기계 창원공장도 첨단기술개발센터를 갖추고 기술 혁신에 매진하고 있다. 생산라인의 저변에 ‘팩토리 마스터’라는 이름의 정보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 효율성을 높여왔다. 우리 공장 역시 혁신의 중심엔 사람이 있다. 지난 20여년 동안 안전한 작업환경을 갖추고 생산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 직원들이 꾸준히 참여해왔다. 매년 5000건 이상의 안전 개선 사례가 나오고 있다. 그 결과 창원공장은 과거 1400일이 넘는 무사고를 기록했으며, 창원공장의 생산방식은 볼보그룹 내에서 최우수 사례로 인정받았다.

    단순히 기술에만 의존해 수동적이고 물리적인 변화만 이룬다면 언젠간 기술적인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전문성과 열정을 바탕으로 하는 사람의 성장이 동반될 때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진정한 의미의 혁신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석위수 < 볼보그룹코리아 사장 wisoo.suk@gmail.com >

    ADVERTISEMENT

    1. 1

      [나태주의 인생 일기] 박목월 선생의 인생 시험

      내가 처음 시에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은 열다섯 나이,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더 일찍 인연을 찾는다면 중학교 2학년 겨울철에 처음으로 하숙 생활할 때, 함께 하숙한 급우로부터 한 편의 시를 접하고서였다. 그 시가 바로 박목월 선생의 ‘산이 날 에워싸고’였다. 그로부터 무조건 선생의 문장이 좋았다. 좋아한다는 것은 정서적인 반응에 의한 것이라 특별한 까닭이 있을 수 없다. 한국말로 ‘그냥’이라는 말이 가장 좋은 말일 것이다. 자동적으로 나는 박목월 선생의 제자가 되어 있었다.원효로 4가 집에 찾아갔다가그런 내가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박목월 선생의 심사를 거쳐 시인이 되었으니 그보다 더 좋은 행운은 없는 일이었다. 선생은 그 뒤로 내 첫 시집의 서문을 써주셨고 결혼식 주례까지 맡아주셨다. 스스로 세 차례나 선생의 은혜를 입었노라 말을 한다. 그런 뒤로 나는 가끔 서울 용산구 원효로 4가 5번지에 있는 선생님 댁을 몇 차례 방문한 일이 있다. 그러니까 그것은 내가 첫 시집을 준비하고 있을 무렵이었을 것이다.1973년 1월 어느 날. 서울에서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선거가 있었다. 나도 회원이었으므로 한 표를 행사하러 회의장에 갔다. 이사장 출마자는 조연현 선생과 김동리 선생이었다. 나는 조연현 선생에게 투표했고 개표 결과 조연현 선생에게 승리가 돌아갔다. 회의가 끝난 뒤 조연현 선생 측에서 저녁 식사를 겸한 축하 행사를 마련했다. 나는 한 선배의 손에 이끌려 그 행사에 참석했고 저녁밥까지 얻어먹었다. 그냥 여관으로 가고 싶었으나 나를 이끈 선배는 기왕 서울에 온 김에 박목월 선생을 뵙고 가자고 그랬다.그도 나쁜 일이 아닌 것 같아 선배를 따라 예의

    2. 2

      [최석철의 자본시장 직설] 자본시장 불안 키우는 금감원장

      ▶마켓인사이트 1월 20일 오후 4시 35분지난주 금융감독원이 금융위원회의 유관·산하기관 업무보고에 참가하지 않자 다들 깜짝 놀랐다. 작년 말 이재명 대통령이 업무보고를 받은 뒤 생중계로 진행하라고 지시한 부처별 유관·산하기관 업무보고에 금감원이 일방적으로 불참한 것이다.금융업계에선 그 배경을 놓고 촉각을 기울였다. 이 대통령의 절친으로 알려진 이찬진 금감원장(사진)이 얼마나 센 사람인지 다들 절감했고 수군수군댔다. 이 원장은 “금감원은 금융위의 유관기관이 아니라 독립기관”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금감원은 “이미 지난달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마쳤기 때문”이라고 뒤늦게 불참 이유를 설명했지만 납득하는 이는 없었다.감독·수사의 경계 무너뜨려금감원은 금융위의 지도·감독을 받아 금융위가 위탁한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이다.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다. 기능적으로 한 몸이지만 효율적인 금융감독을 위해 별도 기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원장 취임 이후 금감원이 금융위를 상위 기관으로 인정하지 않는 듯한 행보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금감원이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인지수사권을 추진한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금감원은 금융회사뿐만 아니라 사업보고서를 내는 일반 기업을 대상으로 압수수색까지 할 수 있는 전례 없는 수사권을 요구하고 나섰다. 민간인 신분인 금감원은 검찰도 없는 전방위 계좌추적권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수단 수준의 수사권을 원한다는 얘기다.금융감독은 원래 단계적으로 설계된 시스템 위에서 작동한다. 자율규제, 행정

    3. 3

      [한경에세이] 청년 인재에 대한 생각

      선거가 다가오면 정치권은 늘 ‘인재’를 찾는다.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2024년 초도 다르지 않았다. 각 정당은 경쟁하듯 인재 영입 행사를 진행했다. 나는 이미 출마 선언을 하고 예비후보로 선택받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었다. 그렇기에 당과 언론의 집중 조명 속에서 선거의 시작을 알리는 그들이 한편으로는 부러웠다.“영입 인재도 아닌데 왜 이곳에 출마하느냐”는 주민의 물음에 “이미 영입되어 있는 인재입니다”라고 대답한 적이 있다. 그건 선거철에 영입된 인재들 못지않게 일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자 동시에 영입 인재라는 타이틀에 대한 부러움이었다.그중 가장 신중을 기해야 하는 부분은 바로 청년 인재 영입이다. 20대와 30대가 정치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하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조사와 통계를 통해 알려져 있다. 다만 ‘관심을 덜 갖는다’보다는 ‘관심을 갖기 어렵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청년들은 학업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 취업이라는 더 긴 터널을 통과해야 한다. 이후에도 사회초년생으로서 생업 전선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벅찬 현실 속에서 정치는 늘 뒤로 밀린다.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여력이 부족해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재 영입이라는 과정은 청년들의 시선을 단번에 끄는 장치가 된다. 동시에 기회의 불공정이나 과도한 특혜로 비칠 위험도 커진다. 그렇기에 더욱 경계가 필요하다.2025년 대통령선거 준비가 한창이던 시기, 어설픈 사람을 영입할 생각이라면 차라리 청년 인재 영입 행사는 기획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다. 모든 청년이 공감할 만한 인재를 찾아 달라는 요청이었다. 동시에 국가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