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알파고가 바둑 최고수인 이세돌 9단을 꺾으면서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한계를 또 한 번 넘어섰다.

인공지능은 1967년부터 체스 대결로 사람에게 도전하기 시작했다. 1997년에는 세계 체스 챔피언을 이기고 2011년에는 인간과의 퀴즈 대결에서도 승리했다. 컴퓨터 연산능력의 급격한 발전과 빅데이터 시대 도래가 인공지능 발전 속도를 앞당겼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5의 연산처리 능력은 체스 챔피언을 꺾은 IBM의 딥블루보다 세 배 이상 빠르다.

체스, 퀴즈, 바둑 등의 대결을 통해 인류와 두뇌 싸움을 벌인 인공지능은 최근 예술 분야에도 진출하고 있다. 구글의 인공지능 ‘딥드림’이 그린 추상화 29점은 9만7000여달러에 판매됐다. 미국 예일대가 개발한 인공지능 ‘쿨리타’는 음계를 조합해 음악을 생성할 수 있다. 샤오밍과 페이스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전 세계 정보기술(IT) 회사들은 앞다퉈 인공지능을 이용한 개인 비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구글은 로봇 회사 15곳을 인수하기도 했다. 인수 회사 중에는 2013년 로봇공학챌린지(DRC)에서 2등과 월등한 차이로 우승한 일본의 섀프트도 포함됐다.

인공지능이 눈부신 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인간처럼 상상력을 갖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상상력, 자의식 등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인류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뇌에는 1000억개의 신경세포(뉴런)와 100조개에 이르는 시냅스가 존재한다. 이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정두석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선임연구원은 “알파고는 특정 문제를 풀기 위해 개발된 약한 인공지능일 뿐 실제 인간처럼 상상력과 자의식을 가질 수 없다”고 평가했다.

김태훈/박근태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