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f]'세계 3대 투어'로 거듭난 2016 KLPGA…10일 열전 돌입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가 겨울잠을 끝내고 작년보다 한 달 일찍 기지개를 켠다. 2016 KLPGA 투어는 33개 대회, 총상금 212억원의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다. 지난해 29개 대회, 총상금 185억원 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KLPGA 투어는 또 처음으로 상금규모 200억원을 넘기면서 유럽여자프로골프(LET)를 제치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와 함께 세계 3대 투어로 자리매김했다. 또 매년 4월부터 첫 대회를 시작한 것과 달리 올해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신설대회인 ‘월드레이디스챔피언십(3월10~13일)’으로 새해를 출발한다. 여름철 KLPGA 투어를 더욱 뜨겁게 달굴 ‘비씨카드·한경레이디스컵 2016’은 오는 6월23일 경기 안산시 대부도 아일랜드CC에서 개막한다.

18주 연속 강행군

올해 KLPGA 투어는 ‘글로벌 투어’를 표방하고 있다. 새해 첫 정규대회인 월드레이디스챔피언십은 KLPGA 투어, LET 투어, 중국여자프로골프 투어 공동 주관으로 중국 선전에서 열린다.

기존 대회인 현대차중국여자오픈, 금호타이어여자오픈에 이어 중국에서 열리는 대회가 1개 더 늘었다. 또 사상 처음으로 베트남에서 열리는 ‘더 달랏 앳 1200레이디스챔피언십(3월25~27일)’과 12월 초 일본에서 개최하는 국가별 단체전인 더퀸즈 대회까지 합치면 올해 총 5개 대회가 해외에서 열린다. 이 밖에 문영그룹이 마련한 ‘MY 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 2016’(7월22~24일)과 드림투어에서 KLPGA를 후원해온 카이도가 처음으로 만든 ‘카이도코리아 여자오픈’(7월29~31일)이 올 시즌 첫 선을 보인다.

2007년 시작해 올해 개최 10주년을 맞는 ‘에쓰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6월10~12일)은 총 상금액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올렸다. 대회가 늘어나면서 4월부터는 ‘제9회 롯데마트 여자오픈’(4월7~10일)을 시작으로 18주 연속 대회가 이어진다. 추석 연휴를 제외하면 휴식할 수 있는 기간은 8월 한 주밖에 없다.

전인지 빈자리 누가 채울까

2016 KLPGA 투어의 최대 관심사는 ‘새로운 스타 탄생’이다. KLPGA 투어의 흥행 원동력은 화수분처럼 매년 끊임없이 등장하는 스타에 있다. 2013년에는 김세영(23·미래에셋)과 장하나(24·비씨카드)의 라이벌전이 관심을 끌었고 2014년에는 김효주(21·롯데)가 메이저 대회 3승에 역대 상금 최고액인 12억원을 달성하면서 투어를 뜨겁게 달궜다.

지난해에는 전인지(22·하이트진로)가 총 5승을 거두며 대상·상금왕·다승왕을 싹쓸이했다. 김효주에 이어 전인지도 LPGA 투어로 진출했지만 새로운 스타 탄생에 대한 기대도 크다.

올 시즌에는 지난해 신드롬을 일으켰던 ‘장타여왕’ 박성현(23·넵스)을 비롯해 이정민(24·비씨카드), 고진영(21·넵스), 조윤지(25·NH투자증권) 등이 ‘빅4’를 형성할 전망이다. 박성현은 지난해 12월 현대차중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이번 시즌에도 강세를 예고했다. 박성현은 지난겨울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약점으로 지목된 쇼트게임을 가다듬었다.

지난해 중후반 체력관리에 실패하며 아쉬운 시즌을 보낸 이정민은 전반기 보여줬던 날카로운 아이언샷 감각을 되찾는다면 충분히 상금왕을 따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정민은 지난겨울 미국에서 구슬땀을 쏟아내며 체력을 키웠다.

무릎 부상을 말끔하게 씻어낸 고진영도 작년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보여줬던 경기력을 되찾기만 한다면 충분히 상금왕에 도전할 수 있다. 고진영은 약점인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체중도 늘렸다. 지난해 8연속 버디 기록을 세웠던 조윤지는 몰아치기에 능하다. 올해 새로운 후원사 로고 모자를 쓴 조윤지는 지난해보다 더 나은 경기력을 보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그 밖에 박성현과 뜨거운 장타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김민선(21·CJ오쇼핑)도 빅4에 대항할 ‘다크호스’로 꼽힌다. 지난해 우승컵을 눈앞에 두고 눈물을 삼켰던 배선우(22·삼천리), 김해림(27·롯데)도 겨울 동안 구슬땀을 흘렸다. 예년만큼 압도적인 실력자가 많지 않아 올 한 해 KLPGA 투어는 매 대회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