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선두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9일(현지시간) 경쟁자인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을 자신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검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MSNBC 방송의 ‘모닝 조’ 프로그램에서 “루비오가 (자기 지역구인 플로리다에서) 진다면 플로리다에서는 정치적으로 큰 일을 절대 할 수 없다”며 “그렇게 된다면 누구도 그를 부통령 후보로 검토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히스패닉 표심을 잡기 위해 루비오 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그는 재능이 많다”고 답했다. 이어 “다만 지금은 그런 얘기를 하고 싶지 않다. 그가 정치적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는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내가 루비오를 항상 좋아했는데 그는 나를 세게 공격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그런 게 잘 안 통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트럼프의 발언은 남은 경선 일정 중 최대 승부일이 될 ‘미니 슈퍼 화요일’(15일)을 앞두고 루비오 의원의 조기 사퇴를 압박하는 동시에 주류 후보 간 단일화를 저지하기 위한 다목적 포석으로 해석되고 있다.

루비오 의원은 현재 자신의 지역구이자 승자독식 제도가 처음 적용되는 플로리다(대의원 99명)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지만 여론조사는 트럼프(CNN-ORC 여론조사 기준 40%, 루비오는 24%)가 이길 가능성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루비오 의원은 전날 열린 8차 경선지역 4곳에서 완패하면서 대의원을 1명도 건지지 못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