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한국 조선 ‘빅3’는 지난해 총 8조315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한국 철강업계 대표기업인 포스코는 지난해 1968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연결 기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와 중국발(發) 공급과잉이 겹친 결과다. 위기는 조선 철강 등 중후장대 산업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전자와 자동차 등의 산업에도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때 한국 수출의 효자 역할을 했던 조선산업은 ‘수주 절벽’에 몰려 있다. 지난달 말 기준 한국 조선사들이 보유한 일감은 11년10개월 전인 2004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올 들어 한국 조선업계는 8만5700CGT(표준환산톤수)를 수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65만CGT)의 5%에 불과하다.

포스코는 지난해에 영업이익 2조41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5% 감소했다. 2011년(5조4677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업계 3위 동국제강과 4위 동부제철은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다. 철강업계에서는 위기가 일시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국내 철강 생산량은 7670만t인데 내수 소비량은 5690만t에 그쳤다. 수출도 쉽지 않다. 중국이 세계 시장에 저가의 철강 제품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업계 사정도 비슷하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16.9% 줄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감소는 다섯 분기 만의 일이다. 실적을 견인하던 반도체 사업이 어려워진 탓이다. 삼성전자의 대표적 반도체 제품인 D램의 개당 가격은 지난해 1월 3.38달러에서 지난 1월 1.59달러로 떨어졌다. 디스플레이 사업과 스마트폰 사업 전망도 밝지 않다. 현대자동차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19.2% 감소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