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로 재정적자를 겪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가 글로벌 은행들로부터 최대 80억달러(약 9조7000억원)를 빌릴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우디 정부가 외국에서 자금을 빌리는 것은 10여년 만에 처음이다.

WSJ는 사우디가 외국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원유 생산량을 줄이지 않고 저유가 장기화에 대비하려는 시도라고 진단했다. 또 국제시장에서 수십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유가를 회복시키기 위해 감산이 필요하다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의 압력에도 사우디는 현 수준에서 생산량을 동결하는 것 이외의 조치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사우디는 국제 유가가 고공행진할 때 약 6000억달러의 외환보유액을 쌓았다. 하지만 2014년 정점 때보다 유가가 64% 하락하자 외환보유액은 급감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