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모든 남측 자산 청산"…남북 경협 모든 합의 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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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호텔·개성공단 설비 등 1조4천억 남한 자산 공식 '몰수'
북한, 스커드C 미사일 발사…군 "한반도 전역이 사정권"
북한, 스커드C 미사일 발사…군 "한반도 전역이 사정권"

북한은 이날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남측이)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업지구 가동을 중단한 만큼 우리 측 지역에 있는 남측 기업과 관계 기관의 자산을 완전히 청산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시각부터 북남 사이에 채택·발표된 경제협력 및 교류사업과 관련한 모든 합의를 무효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통일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북한의 조치에 대해 “묵과할 수 없는 도발적 행위로, 우리 국민의 소중한 재산을 절대로 훼손해선 안 되며 책임은 모두 북한당국이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2008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뒤 2011년 금강산지구에 있는 한국관광공사 등 정부기관과 투자기업 자산을 몰수·동결했다. 지난달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된 뒤에는 입주 기업 공장과 원·부자재 등 모든 남측 자산을 동결했다. 이번에 청산까지 언급한 것은 시설 철거와 매각 등 후속 조치를 하겠다는 뜻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대북 독자 제재에 대한 반발 차원이라는 게 당국의 해석이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담화에서 지난 8일 “선제 공격 방식으로 전환하고 최후 명령만 기다리고 있다”며 청와대도 1차 타격권 안에 들어있다고 위협했다.
북한과 한국 정부 및 기업이 맺은 경협 관련 합의에는 1998년 북측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현대그룹 간 ‘금강산관광사업에 관한 합의서’와 남북당국이 맺은 2000년 ‘남북투자보장합의서’, 2004년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지구 출입 및 체류에 관한 합의서’ 등이 있다.
북한이 ‘청산 대상’으로 삼은 우리 측 자산 대부분은 개성공단과 금강산에 투자된 공장 및 설비, 호텔 등의 시설물이다. 개성공단은 9249억원, 금강산 지역은 419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하지만 이미 북한이 우리 측 자산에 대한 동결 및 몰수 조치를 했기 때문에 ‘청산’은 선언적 의미라는 게 중론이다.
북한은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이후 공단 설비를 제3국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은 이날 오전 5시20분께 황해도 삭간몰 지역에서 강원 원산 동북 해상으로 스커드C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이 미사일은 북한 내륙을 가로질러 500여㎞를 날아가 동해안 원산 앞바다에 떨어졌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황해도에서 스커드를 쏜다면 한국 전역이 타격권에 들어간다”며 “수도권을 향해 발사되면 고(高)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가 배치된다 해도 요격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UN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위원장 앞으로 서한 발송 등 여러 필요한 외교적 조치를 취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최승욱 선임기자/김대훈 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