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경제 덮친 '대기업발 불황'
조선 철강 등의 국내 주력 대기업이 줄줄이 불황에 빠지면서 협력 중소기업 등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매출과 이익 감소로 생산설비를 놀리는 업체도 늘었다. 작년 10월 72.5%이던 중소기업 가동률이 올 1월 70.4%로 떨어진 이유다. 2014년 8월(70.1%) 후 1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경기 부천시에 있는 금형업체 S사 관계자는 “대기업 1차 협력회사에서 작년까지는 월평균 2억원어치를 주문받았는데 올 들어 일감이 완전히 끊긴 상태”라고 했다.

인력을 감축하는 업체도 속출하고 있다. 여파는 인근 부동산시장으로 번졌다.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직원이 많이 사는 경남 거제시 수월동 84㎡ 아파트 매매가는 올 들어 5000만원가량 떨어졌다.

음식점 등 자영업자의 타격은 더 크다. 대기업의 초긴축 경영으로 중소 하도급기업 돈줄까지 막힌 탓이다. 울산 현대중공업 맞은편 전하동에서 횟집을 하는 김동식 사장(72)은 “인근에서 휴업하거나 폐업을 고려 중인 식당이 50여곳에 달한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전기료도 못 낼 판”이라고 했다.

거제시 관계자는 “대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