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의 롤모델은 애플이나 구글보다는 독일식 히든챔피언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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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들의 롤모델은 애플이나 구글보다는 독일식 히든 챔피언들이 돼야합니다”
11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우천법학관에서 열린 ‘전문가 초청 강연’에서 ‘독일과 한국의 경제모델:비교와 과제’를 주제로 강연한 장시정 주 함부르크 대한민국 총영사는 “언제 나올지 모를 천재적 아이디어에 기대기보다 느리지만 한 분야에 집중해 독보적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 한국에 적합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대중에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각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지배하는 우량 강소기업인 히든챔피언이 경제를 이끄는 독일식 경제모델을 참고해 한국의 미래 성장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장총영사는 “한국과 독일은 전쟁의 폐허에서 되살아난 공통의 경험을 가지고 있지만 경제 모델은 상이했다”며 “선진국 문턱을 넘지 못하고 정체중인 한국이 독일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자본주의를 따르면서도 일부 기업을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등 자유경쟁을 제한하는 방법을 통해 ‘한강의 기적’과 같은 획기적 성장을 이뤄냈지만 이는 FTA로 상징되는 개방경제 하에선 통하지 않는 모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이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노동생산성이 낮고 선진국의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은 여전히 과거의 경제모델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총영사는 그 대안으로 독일식 사회적 시장경제 모델을 제시했다. 그는 “‘사회적 시장경제’는 ‘사회주의’가 아니다”며 “독일의 성공은 혁신을 불어일으키는 자유경쟁과 공정한 경쟁을 뒷받침하는 법치주의의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독일 기업들은 기업 규모가 과도하게 커지는 것을 경계해 끊임없이 회사를 분사해 작은 단위로 유지한다”며 “비대해진 조직은 변화가 어렵고 변화 없이는 경쟁력을 높일 수 없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두개 대기업에 자본력이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작게 쪼개진 중견·중소기업들이 자유롭게 경쟁하는 것이 독일식 경제모델의 핵심”이라며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한 분야에 끈기있게 몰입한 기업들이 히든챔피언으로 성장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은 이같은 경쟁과정의 공정성을 보장해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독일에서 탈세 등 경제사범에 대한 처벌이 엄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장총영사는 한국의 후진적 기업문화에 대한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과도한 회의와 야근이 당연시되고 상사의 지시를 최우선시하는 한국의 기업문화는 실용주의를 중시하는 독일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한국의 낮은 생산성은 비단 제도나 정책의 문제만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11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우천법학관에서 열린 ‘전문가 초청 강연’에서 ‘독일과 한국의 경제모델:비교와 과제’를 주제로 강연한 장시정 주 함부르크 대한민국 총영사는 “언제 나올지 모를 천재적 아이디어에 기대기보다 느리지만 한 분야에 집중해 독보적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 한국에 적합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대중에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각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지배하는 우량 강소기업인 히든챔피언이 경제를 이끄는 독일식 경제모델을 참고해 한국의 미래 성장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장총영사는 “한국과 독일은 전쟁의 폐허에서 되살아난 공통의 경험을 가지고 있지만 경제 모델은 상이했다”며 “선진국 문턱을 넘지 못하고 정체중인 한국이 독일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자본주의를 따르면서도 일부 기업을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등 자유경쟁을 제한하는 방법을 통해 ‘한강의 기적’과 같은 획기적 성장을 이뤄냈지만 이는 FTA로 상징되는 개방경제 하에선 통하지 않는 모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이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노동생산성이 낮고 선진국의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은 여전히 과거의 경제모델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총영사는 그 대안으로 독일식 사회적 시장경제 모델을 제시했다. 그는 “‘사회적 시장경제’는 ‘사회주의’가 아니다”며 “독일의 성공은 혁신을 불어일으키는 자유경쟁과 공정한 경쟁을 뒷받침하는 법치주의의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독일 기업들은 기업 규모가 과도하게 커지는 것을 경계해 끊임없이 회사를 분사해 작은 단위로 유지한다”며 “비대해진 조직은 변화가 어렵고 변화 없이는 경쟁력을 높일 수 없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두개 대기업에 자본력이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작게 쪼개진 중견·중소기업들이 자유롭게 경쟁하는 것이 독일식 경제모델의 핵심”이라며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한 분야에 끈기있게 몰입한 기업들이 히든챔피언으로 성장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은 이같은 경쟁과정의 공정성을 보장해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독일에서 탈세 등 경제사범에 대한 처벌이 엄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장총영사는 한국의 후진적 기업문화에 대한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과도한 회의와 야근이 당연시되고 상사의 지시를 최우선시하는 한국의 기업문화는 실용주의를 중시하는 독일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한국의 낮은 생산성은 비단 제도나 정책의 문제만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