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알파고 마지막 승부] "이세돌, 승패 떠나 인공지능 알파고 한계 다 보여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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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기사들이 말하는 대국 전망
중앙 전투 약한 알파고
생각하지 못한 수 나왔을 때 대처 능력 현저히 떨어지는 듯
하루 만에 약점 보완 어려워
"과감하게 중앙 침투하고 난전으로 알파고 흔들어라"
중앙 전투 약한 알파고
생각하지 못한 수 나왔을 때 대처 능력 현저히 떨어지는 듯
하루 만에 약점 보완 어려워
"과감하게 중앙 침투하고 난전으로 알파고 흔들어라"
이제 관심은 이세돌 9단이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최종 5국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지에 쏠리고 있다. 이 9단의 누나인 이세나 월간바둑 편집장은 1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9단은 5국에서 승패를 떠나 알파고의 좀 더 정확한 실력을 드러낼 수 있는 바둑을 펼쳐 보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현욱 8단은 “첫 승으로 마음의 짐을 던 이 9단이 다양한 실험을 할 것”이라며 “(5국은) 바둑사 최고의 명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초중반에 승기 잡아야
전문가들은 이 9단이 승리하려면 초중반에 승기를 잡을 수 있는 창조적인 판을 만들어야 한다고 분석한다. 알파고는 1~3국에서 경이로운 계산력으로 바둑계를 놀라게 했다. 인간의 뇌 역할을 하는 1202개의 중앙처리장치(CPU)를 활용해 연산하므로 중후반 바둑판에 돌이 많이 놓이면서 수읽기 계산으로 들어가면 당해낼 수 없다는 분석이 많다. 문병로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끝내기로 가면 컴퓨터가 어떤 프로기사보다 잘할 수밖에 없다”며 “창의적인 바둑을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9단은 4국에서 초중반 실리 위주로 신중한 바둑을 두다가 중반 이후 타개(적진에 뛰어드는 것)하는 승부수를 구사했다. 먼저 확실한 집을 지어 놓고 알파고가 큰 집을 지으려고 할 때 승부수를 던져 알파고의 집을 깨는 전략이다.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 같았던 알파고도 이 전략에 버그(프로그램의 오류)를 쏟아내며 무너졌다. 홍민표 9단은 “이 9단은 4국에서 보여준 것처럼 선(先)실리 후(後)타개 전략에 강하다”며 “동료 기사들과 함께 연구하면서 이 전략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변수 많은 중앙이 약점
4국에서 알파고는 중앙 전투에 약한 모습을 나타냈다. 이 9단이 놓은 백78도 알파고의 중앙을 흔든 한 수였다. 프로기사 사이에서 바둑판의 중앙은 ‘미지의 세계’로 분류된다. 현대 바둑은 돌과 돌이 부딪히는 네 곳의 변에서 많은 전략이 나왔고 최적의 착점을 확인했지만, 중앙의 넓은 공간은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 있다. 다양한 기사의 기보를 학습했지만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없는 알파고는 이 부분에서 약점을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9단은 4국이 끝난 뒤 “알파고는 자신이 생각하지 못한 수가 나왔을 때 대처능력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이현욱 8단은 “과감히 중앙에 뛰어들어 집을 부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 수를 둘 때마다 최고의 승률이 예상되는 곳을 찾는 알파고를 흔들려면 난전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일본의 다카오 신지 9단은 “국지전보다 전면전으로 이끌어야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박정상 9단은 “난전을 유도하면서도 무리하지 않아야 유리하다”고 전망했다. ◆“알파고, 하루 만에 약점 보완 힘들어”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공식 대국 첫 패배’를 기록한 알파고가 하루 만에 약점을 보완하는 것은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딥러닝 기술 개발사인 마인즈랩의 유태준 대표는 “4국 때 알파고가 예상 밖의 상황에서 계속 나쁜 수를 둔 것은 기계학습에서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일종의 한계로, 금세 고칠 수 있는 버그가 아니다”고 말했다. 구글이 대신 수읽기와 예측 등에서 프로그램 설정을 세밀히 조정해 최종국에 대비할 수 있지만 이도 승패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만수/김보영 기자 bebop@hankyung.com
◆초중반에 승기 잡아야
전문가들은 이 9단이 승리하려면 초중반에 승기를 잡을 수 있는 창조적인 판을 만들어야 한다고 분석한다. 알파고는 1~3국에서 경이로운 계산력으로 바둑계를 놀라게 했다. 인간의 뇌 역할을 하는 1202개의 중앙처리장치(CPU)를 활용해 연산하므로 중후반 바둑판에 돌이 많이 놓이면서 수읽기 계산으로 들어가면 당해낼 수 없다는 분석이 많다. 문병로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끝내기로 가면 컴퓨터가 어떤 프로기사보다 잘할 수밖에 없다”며 “창의적인 바둑을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9단은 4국에서 초중반 실리 위주로 신중한 바둑을 두다가 중반 이후 타개(적진에 뛰어드는 것)하는 승부수를 구사했다. 먼저 확실한 집을 지어 놓고 알파고가 큰 집을 지으려고 할 때 승부수를 던져 알파고의 집을 깨는 전략이다.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 같았던 알파고도 이 전략에 버그(프로그램의 오류)를 쏟아내며 무너졌다. 홍민표 9단은 “이 9단은 4국에서 보여준 것처럼 선(先)실리 후(後)타개 전략에 강하다”며 “동료 기사들과 함께 연구하면서 이 전략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변수 많은 중앙이 약점
4국에서 알파고는 중앙 전투에 약한 모습을 나타냈다. 이 9단이 놓은 백78도 알파고의 중앙을 흔든 한 수였다. 프로기사 사이에서 바둑판의 중앙은 ‘미지의 세계’로 분류된다. 현대 바둑은 돌과 돌이 부딪히는 네 곳의 변에서 많은 전략이 나왔고 최적의 착점을 확인했지만, 중앙의 넓은 공간은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 있다. 다양한 기사의 기보를 학습했지만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없는 알파고는 이 부분에서 약점을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9단은 4국이 끝난 뒤 “알파고는 자신이 생각하지 못한 수가 나왔을 때 대처능력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이현욱 8단은 “과감히 중앙에 뛰어들어 집을 부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 수를 둘 때마다 최고의 승률이 예상되는 곳을 찾는 알파고를 흔들려면 난전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일본의 다카오 신지 9단은 “국지전보다 전면전으로 이끌어야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박정상 9단은 “난전을 유도하면서도 무리하지 않아야 유리하다”고 전망했다. ◆“알파고, 하루 만에 약점 보완 힘들어”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공식 대국 첫 패배’를 기록한 알파고가 하루 만에 약점을 보완하는 것은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딥러닝 기술 개발사인 마인즈랩의 유태준 대표는 “4국 때 알파고가 예상 밖의 상황에서 계속 나쁜 수를 둔 것은 기계학습에서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일종의 한계로, 금세 고칠 수 있는 버그가 아니다”고 말했다. 구글이 대신 수읽기와 예측 등에서 프로그램 설정을 세밀히 조정해 최종국에 대비할 수 있지만 이도 승패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만수/김보영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