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수익+α"…올해 국내 채권형 펀드 1조4565억 순유입
증시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고는 해도 위험 자산 기피현상은 여전하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회복을 이끈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언제 꺾일지 가늠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채권형 펀드의 인기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올해 국내 채권형 펀드엔 1조4565억원이 순유입됐다. 전체 공모펀드 설정액(에프앤가이드 집계 기준)도 15조6720억원까지 불어났다.

소액 개인도 쉽게 국고채에 투자

국내 채권형 펀드의 주요 투자자는 큰 규모의 자금을 굴리는 법인과 기관이지만 개인투자자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주식형 펀드보다 기대수익률이 낮은 대신 성과가 꾸준하기 때문이다. 소액 개인투자자는 수수료가 싸고 거래가 편리한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채권 ETF 시장을 이끄는 상품으로 ‘삼성 KODEX 국고채권’을 들 수 있다. 국내 채권시장에서 유동성이 가장 뛰어난 3년물 2종과 5년물 1종 등 국고채권 세 종목에 투자한다. 국고채 3년물과 5년물 이자율인 연 1.47%, 연 1.60% 수준(9일 장 마감 기준)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기준금리가 더 내려간다고 가정하면 채권값이 올라가 이자율 이상의 수익이 난다. 이 펀드는 지난 1년간(11일 종가 기준) 2.72%의 이익을 냈다.

연 1%대 기대수익률에도 이 상품에 돈이 몰리는 것은 국내 기준금리가 더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김시헌 삼성자산운용 채권운용 매니저는 “지난해 6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기업의 수출 부진에다 내수 경기 둔화 우려까지 나오고 있어 연내 기준금리 인하가 두 차례 정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정한 이자 수익과 함께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자본차익까지 더해진다면 예금을 웃도는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고채 ETF는 주당 가격이 5만원 내외로 소액으로 투자하기에 부담이 없다.

다만 연초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시장에 선반영되면서 채권 가격이 앞서 올랐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원·달러 환율 상승행진이 지속돼 외국인투자자의 채권자금 이탈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자수익+α"…올해 국내 채권형 펀드 1조4565억 순유입
글로벌 채권 분산투자 효과

국내 채권의 낮은 기대수익률이 불만스러운 투자자들은 해외 채권 연계 상품을 선호한다. 국내 채권만 담는 상품보다 기대수익률이 두 배 이상 높기 때문이다. 30여개국 400여개 채권에 나눠 투자하는 ‘미래에셋글로벌다이나믹’은 연 5% 안팎의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가 가장 많이 선택하는 상품이다.

2009년 6월 펀드가 설정된 이후 지난 11일까지 누적 수익률(A클래스 기준)은 55.02%에 달한다. 큰 편차 없이 매년 꾸준히 이익을 낸 것도 이 펀드의 강점으로 꼽힌다. 변동성 지표인 연평균 표준편차는 1~2% 수준이다.

김진하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운용부문 상무는 “눈을 해외로 돌리면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저평가 채권을 찾기가 수월하다”며 “여러 나라에 골고루 투자해 투자 위험을 줄인 것도 미래에셋 상품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