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해찬 문희상 전병헌 의원 등 당내 중진인사를 컷오프(공천배제)시킨 뒤 대체할 후보인물을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컷오프된 유인태 의원 지역구인 서울 도봉을엔 당 영입인사인 오기형 후보를 전략공천했지만 문희상(경기 의정부갑)·전병헌(서울 동작갑) 의원 지역구엔 이들 외에 공천 신청자가 한 명도 없어 추가 공모나 전략공천을 해야 한다. 더민주 내부에선 ‘물갈이는 했는데 경쟁력 있는 후보를 공천하지 못하면 자칫 새누리당이나 국민의당에 의석을 넘겨줄 수도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6선 이해찬 의원이 컷오프된 세종시엔 임병철 전 한국4H본부 대변인과 경찰 출신인 유재호 예비후보가 더민주 예비후보로 공천 신청을 했다. 하지만 더민주 내부에서는 이들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이 의원과 맞붙는 것을 놓고 비관적 시각이 많다.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16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이 의원이 세종시에서) 무소속 출마하기 때문에 거긴 공천할 예정”이라며 “여러 사람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공당이기 때문에 후보를 낼 수는 있겠지만 공천도 잘못했는데 또 이해찬을 떨어뜨리기 위한 ‘저격공천’으로 시민의 공분을 살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일부 의원을 중심으로 ‘대안 없는 물갈이’라는 비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서울 서대문갑에 단수공천을 받은 우상호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친노 좌장인 이해찬 의원을 친다는 명분에 집착해 과도한 컷오프를 했다”며 “세종시에는 이 의원 말고 대안이 없는데 대안 없이 후보를 자르는 것은 여당 후보를 당선시키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용익 의원도 이날 “현역 의원을 잘라서 들어오는 중도층이 있을지 의심스러운 반면 우리 지지자의 이탈 조짐은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