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신입생 중 대학을 한 학기만 다니고 2학기는 휴학한 뒤 대학 입시학원을 찾는 ‘반수생’이 계속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에 적을 두고 원하는 대학에 가기 위해 재수를 하는 것이다. 특히 지방대 학생의 중도 포기 비율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심각한 취업난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늘어나는 반수생

심각한 취업난에…'반수생' 갈수록 는다
16일 입시업체 종로학원하늘교육이 2014학년도부터 3년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자 분포를 분석한 결과 반수생 비중이 계속 높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2014학년도 전체 수능 응시자 중 반수생 비율은 10.1%였는데 2015학년도 10.9%, 작년에는 11.4%까지 높아졌다. 2014학년도 수능에서 6만1991명이던 반수생은 2016학년도에는 6만9290명까지 늘어났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3년간 6월 모의평가에 응시한 재수생 이상 인원과 수능시험에 응시한 재수생 이상 인원의 차이를 반수생 비율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재수 이상 응시생의 절반이 반수생인 것으로 조사됐다. 재수 이상 수능 응시자 중 반수생 비율은 2014학년도에는 47.9%였는데 2015학년도엔 49.9%로 높아졌고 작년에는 50.8%로 절반을 넘어섰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6월 모의평가가 끝나면 수강생이 연초의 두 배 가까이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지방대 학생 이탈 가속화

지방대 학생의 중도 이탈 비율도 매년 높아지고 있다. 대학정보공시 사이트 대학알리미(www.academyinfo.go.kr)에 따르면 2013학년도부터 2015학년도까지 3년간 서울지역 대학과 지방거점 국립대를 제외한 158개 지방 사립대에서 최종 합격하고도 등록을 포기했거나 자퇴한 학생 비율은 2013학년도 7.9%에서 2015학년도에는 9.1%로 높아졌다. 한 대학편입학원 관계자는 “재수나 반수 또는 편입 등을 목적으로 학교를 그만두는 학생이 대부분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도 속출하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4년제 대학 226곳 중 충원율이 90% 미만인 대학은 2014학년도 11개대, 2015학년도 8개대로 조사됐다. 영산신학대의 2014학년도 신입생 충원율은 4%에 불과했고 2015학년도에도 10%에 그쳤다. 작년 대학구조조정 평가에서 부실대학으로 지정된 서남대는 2014학년도 충원율이 23.6%에 그쳤다.

입시업계 관계자는 “학원 수강생 중에는 지방대에 합격했는데도 안 가는 학생이 많다”며 “구직난이 심해지면서 최소 서울 상위권 대학을 나와야 취업에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