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3월16일 오후 4시12분

국내외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수요가 살아나면서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 등 한동안 끊겼던 ‘고수익’ 채권 발행이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16일 JB금융그룹 계열 은행인 광주은행은 750억원 규모의 코코본드를 오는 29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지난달 3일 금액만 밝힌 뒤 한 달 넘게 저울질해온 발행 일정을 확정한 것이다. 우리은행도 오는 29일 3000억원 규모의 코코본드를 발행하기로 했다. 지난달 4일 ‘발행 시점은 재공시하겠다’고 밝힌 지 40일 만이다.

JB금융그룹의 또 다른 계열 은행인 전북은행이 전날 실시한 코코본드 수요예측(경쟁입찰 방식의 사전 청약)에 적잖은 수요가 몰렸다는 소식이 은행들에 자신감을 줬다는 분석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북은행이 오는 23일 800억원 규모 10년 만기 코코본드 발행을 앞두고 한 수요예측에는 모집금액과 같은 800억원어치 수요가 몰렸다.

국내외 은행들의 코코본드 발행은 지난달 초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치뱅크의 코코본드 부실 우려가 불거진 이후 이 상품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한동안 중단됐다. 코코본드는 발행회사 경영 사정이 악화되면 이자 지급을 중단하거나 전액 투자자 손실로 처리할 수 있다. 일반 은행채에 비해 금리가 높은 이유다. 회계상 자본으로 처리가 가능해 은행들은 재무지표 개선 목적으로 코코본드를 발행하고 있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던 비우량 기업들도 대규모 증권이나 사채 발행 계획을 속속 내놓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4일 장래매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4600억원 규모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 신용등급은 투자등급 10단계 중 8번째에 해당하는 ‘BBB’다.

슈넬생명과학은 4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발행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평가사인 나이스신용평가는 이 회사의 CB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 등급인 ‘B-’로 평가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