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3월16일 오후 7시26분

현대자동차가 보유 중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5%를 판다. 매각이 성사되면 35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한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날 장 마감 후 보유하고 있는 KAI 주식 487만3756주(지분율 5%)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팔기로 하고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수요예측에 나섰다. 예정 매각 가격은 이날 종가(7만4000원) 대비 3.4~5.4% 할인한 7만~7만1500원이다. 매각 주관은 메릴린치와 HMC투자증권이 맡았다.

매각에 성공하면 최대 3485억원을 확보하게 된다. 현대차의 KAI에 대한 지분율은 10%에서 5%로 떨어진다. 현대차는 잔여 지분을 90일간 매각하지 않는다는 보호예수(록업) 조건을 내걸었다.

KAI 주주들은 지난해 말 지분 공동매각 약정이 종료된 이후 올초부터 경쟁적으로 지분을 팔고 있다. 지난 1월에는 한화테크윈이 지분 5%를 매각한 데 이어 두산도 4.99%를 처분했다.

주주들이 잇단 지분 매각에 나서면서 KAI 민영화 작업도 지연될 전망이다. 지분 26.75%를 보유한 최대주주 산업은행은 주주들의 추가 지분 매각에 따른 주가 하락을 감수해야 할 처지다. 인수 후보도 마땅치 않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한화테크윈은 보유지분 매각에 나섰고 대한항공도 재무상황이 좋지 않아 인수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산업은행이 내년 이후 KAI 매각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