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장산에서 바라본 해운대와 광안리, 북항일대 모습. 부산시 제공
부산 해운대 장산에서 바라본 해운대와 광안리, 북항일대 모습. 부산시 제공
부산의 산업지도가 바다를 중심으로 확장되고 있다. 차를 타고 1990년대부터 본격화된 서부산권의 강서구 녹산공단을 달리면 에코델타시티와 영도구의 부산항대교를 만난다. 영도를 지나 중앙동과 동구에 걸쳐 한창 개발 중인 원도심의 북항재개발지역을 거쳐 남구와 수영구에서 시작되는 광안대교로 이어진다. 광안대교를 내려오면 부산의 부촌으로 통하는 해운대 센텀시티와 마린시티가 버티고 있다. 서부산권과 원도심, 동부산을 잇는 해양 벨트가 이어지면서 ‘해양수도 부산’의 목표가 한걸음 성큼 다가가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부산의 해안경제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부산 '해양·금융·관광 시대' 활짝…글로벌 도시로 도약
부산의 제2도약은 서부산권 개척으로부터 시작됐다. 공단이 부족해 양산이나 김해 등 부산 인근 지역 등으로 기업들이 떠나면서 부산의 제조업은 추락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1990년대 르노삼성자동차가 바다를 메워 신호공단을 지으면서 새로운 제조업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이어 2008년부터 녹산, 화전, 지사, 미음공단이 들어서면서 기업들이 부산으로 다시 돌아오기 시작했고,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을 형성하면서 부산이 기계와 조선, 자동차 중심의 제조업 메카로 자리를 잡았다. 울산과 경남 창원, 거제 쪽으로 산업벨트가 이어지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업 클러스터를 형성했다.

최근 들어 강서구 미음공단에는 해양 융복합 소재 연구개발센터가 건립되고 부산테크노파크 등 연구개발센터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부산 신항도 북항에서 넘어오는 화물들을 처리하면서 세계 2위의 환적항만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항만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는 공항과 철도 물류망을 연계해 새로운 환태평양 중심 물류 기지로 도약한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부산시는 공단 안착과 함께 5조4000억원을 투입해 여의도 네 배인 1100만㎡의 에코델타시티를 친수구역으로 개발하는 등 서부산권 시대를 본격 준비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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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심도 활기차게 바뀌고 있다. 문현금융단지에는 63층짜리 부산국제금융센터에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금융 공공기관들이 입주해 ‘금융도시 부산’의 기반을 잡고 있다.

BNK금융그룹과 기술보증기금 등 부산에 본사를 둔 금융기관들도 둥지를 틀면서 핀테크(금융+기술) 등 새로운 금융환경 속에서 신상품을 개발하고, 국제 경쟁력을 키우면서 기업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서울과 부산 두 도시가 특색을 갖춘 금융도시로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단지와 함께 부산 북항재개발도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제2의 센텀시티를 지향하고 있다. 이곳에는 벌써 지난해 말부터 국제크루즈터미널이 가동하고 있고, 해양기관들도 들어설 준비를 하고 있다. 부산역 철도부지 종합개발 등을 통해 쇠퇴일로에 있던 원도심이 활력을 되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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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를 끼고 있는 동부산권은 부산의 부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수영비행장을 재개발해 조성한 센텀시티에는 영화와 전시컨벤션산업이 안착하면서 관광과 영화 영상, 소프트웨어 정보통신기술 등의 1000여개 이상 업체들이 속속 입주하면서 8000여억원의 매출을 내고 있다. 부산 신성장산업의 메카로 급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세계 최대 백화점 신세계백화점도 이곳에 자리 잡으면서 국내외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마린시티에는 50층 이상의 초고층 빌딩의 몰려있고, 30개 이상의 화랑이 동백섬을 거쳐 달맞이고개에 자리를 잡고 있다. 기장 쪽의 동부산관광단지는 의학과학단지와 함께 새로운 기장시대를 열고 있다.

기업들도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화와 불안한 세계 경제 흐름 속에서 내실경영을 하고 있다. 부산 신호동에 있는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 1일부터 프리미엄 중형세단 SM6를 생산하면서 제2도약의 터전을 마련하고 있다. 영도구 봉래동의 한진중공업도 조선 경기 부진 속에서도 특수선 제작과 필리핀 해외 공장과의 조화를 이루면서 부활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BNK금융그룹도 로컬 베스트 금융그룹으로 국내 최고를 넘어 세계적 수준의 초우량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수익성 중심의 내실경영과 모바일 뱅크 운영 등 과학금융시대를 열고 있다. 화승도 스포츠용품 업체에서 자동차용 고무제품, 소재산업과 함께 산업용 첨단 고무제품을 개발하고 무역회사를 설립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부산과 울산, 경남을 잇는 동남광역권 주도 도시에서 글로벌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다양한 소프트웨어 구축에 역량을 결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