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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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 중 하나인 국제유가가 올해 연말이면 50달러 대를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산유국의 생산 감소와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 둔화 등이 유가 반등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자본시장연구원은 17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제유가는 2분기 이후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국제유가는 2014년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19개월 동안 70% 이상 하락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으로 수요 증가가 제한적임에도 불구하고 중동 산유국을 중심으로 공급은 과도하게 이뤄진 데 따른 것이다.

올 들어 지난 2월 11일 배럴당 26.21달러로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최근 30달러 대로 다시 올라섰다.

강현주 국제금융실 박사는 "이번 국제유가 하락은 과거에 비해 하락폭이 클 뿐 아니라 기간도 길었다"며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하락 속도 또한 어느 때보다 가팔랐다"고 설명했다.

강 박사는 그러나 "올해 미국 등 비(非)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일평균 원유 생산 증가폭은 36만~88만 배럴로 추정된다"며 "이는 작년 120만 배럴 증가에 비해 크게 둔화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OPEC 국가 간 감산 합의 논의도 나오고 있어 유가 하락세는 점차 둔해지고 시간이 갈수록 상승 쪽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고 그는 분석했다.

이날 국제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들의 생산 동결 확산 움직임이 번지면서 5% 넘게 급등했다.

모하마드 알사다 카타르 에너지장관은 "OPEC 회원국 12개 국가와 비OPEC 회원국 3개국이 다음 달 17일 회동한다"며 "이번 회의를 통해 유가를 안정시키고 생산 동결 참여 국가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 박사는 "미국이 3월 기준금리를 다시 동결하면서 올해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줄어든 것도 유가 반등을 부추길 것"이라며 "국제유가는 2분기 이후 점진적으로 상승해 연말에는 50달러 대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3월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현행 0.25%~0.50%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했다. 글로벌 경제와 금융 시장 움직임이 미국 경제에 지속적인 위험을 주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재닛 옐런 Fed 의장은 이번 회의에서 올해 금리 인상이 2차례에 그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박사는 "앞서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달러화 강세로 원유에 대한 투기적 수요가 둔화한 점도 유가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3월 FOMC 회의로 금리 인상 기대가 낮아지면서 이런 현상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국제유가가 과거와 같이 100달러 대 수준을 회복하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산유국 중 하나인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풀리면서 원유 생산이 크게 늘어날 수 있는데다 글로벌 수요 부진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캠브리지에너지연구소(CERA)에 따르면 이란의 원유 추가 생산이 일평균 50만 배럴에 그칠 경우 유가 하락은 1~2달러 정도로 예상되나, 이전 수준인 100만 배럴까지 확대될 경우 5달러 정도의 유가 하락 압력이 있다.

강 박사는 "유가 회복시 미국 등 비OPEC 국가들의 원유 생산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기 부진 장기화도 원유 수요 증가를 제약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