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알파고 세상, 학원형 교육풍토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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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식 < 연세대 교수·경제학 >
알파고와 이세돌 9단, 인공지능(AI)과 인간의 바둑 대결에서 이세돌 프로가 초반 세 판을 연달아 패하자 많은 사람은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인공지능이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면서 마치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날이 곧 닥칠 것 같은 두려움이 엄습했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다보스포럼에서 발표된 향후 일자리 전망 역시 우리를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 머잖아 대부분의 일자리가 기계로 대체돼 대량 실업 사태가 벌어질 것만 같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우려를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통계청에서 발표한 올 2월의 고용 사정은 지표상으로 좋은 편이 아니다. 원래 1년 중 2월이 고용 사정이 가장 좋지 않은 달이기는 하지만 취업자 증가세도 둔화하고, 전체 실업률뿐만 아니라 청년 실업률 역시 전년 동월에 비해서 높아졌다. 물론 2월의 고용 사정은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그리 걱정할 만한 일은 아니다. 작년 2월이 그 이전 5개년 평균보다 취업자 수가 특별히 증가한 점, 경제활동 조사 시점이 설 연휴 이전인 데 비해 올해는 설 연휴 이후에 조사한 점 등의 특이 요인을 감안하면 2월 고용동향은 실질적으로는 예년과 큰 차이가 없고, 3월 이후는 고용 여건이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인공지능,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등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해 다가올 제4차 산업혁명은 우리의 삶과 경제, 고용 구조를 근본적으로 뒤흔들 가능성이 높다.
기술 진보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인류가 이런 공포감을 느낀 것은 처음이 아니다. 제2차 산업혁명으로 기계가 노동을 대체하면서 많은 노동자가 일시적으로 일자리를 잃자, 위기감을 느낀 사람들은 기계를 파괴하자는 운동(러다이트 운동)까지 일으켰다. 그러나 실제로는 없어진 일자리보다 더 많은 일자리가 생겨났다. 기술진보로 생산성이 증가해서 오히려 노동수요가 증가하는 효과와 더불어, 기계를 개발하고 유지·보수하는 새로운 일자리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보통신 혁명으로 시작된 제3차 산업혁명에서는 일자리의 구조가 바뀌기 시작했다. 숙련도가 높은 근로자는 기술과 보완적인 관계를 이뤄 이들의 일자리는 늘어나고, 저숙련 근로자의 일자리는 기계로 대체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제4차 산업혁명 국면에서는 오히려 중숙련 근로자의 일자리가 기계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숙련 수준이 높지 않더라도 기술이 대체하지 못하는 직종은 큰 변화를 겪지 않을 것으로 나타났다. 요약하면 고숙련 직종은 수요가 증가하고, 중간 숙련 직종은 감소하고, 저숙련 직종이나 기술진보와 독립적인 직종은 큰 영향을 받지 않게 돼 중간 계층이 몰락하는 양극화가 가속화될 것이다.
다가올 급속한 기술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술과 독립적이거나 보완적인 역량을 더 길러야 한다. 즉, 알파고를 개발해내고 이를 유지·개선하는 직종, 기술이 넘보기 힘든 문화·예술 등의 감성적 영역에서 필요한 역량을 계발해야 한다. 이런 역량은 대량 학원형 교육으로는 길러지지 않고, 한국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꿔야만 가능하다. 한국 교육에서 상대적으로 소홀히 여겨온 소통의 능력, 창의적 능력, 문화적 다양성과 융합의 능력은 기계로 대체되지 않는다. 이런 능력은 세분화된 전문 교육보다 인문학적 소양과 기본적인 자연과학 등의 교양교육을 통해 더 강하게 길러질 수 있다. 교육이 근본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 이유다.
최강식 < 연세대 교수·경제학 >
이런 우려를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통계청에서 발표한 올 2월의 고용 사정은 지표상으로 좋은 편이 아니다. 원래 1년 중 2월이 고용 사정이 가장 좋지 않은 달이기는 하지만 취업자 증가세도 둔화하고, 전체 실업률뿐만 아니라 청년 실업률 역시 전년 동월에 비해서 높아졌다. 물론 2월의 고용 사정은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그리 걱정할 만한 일은 아니다. 작년 2월이 그 이전 5개년 평균보다 취업자 수가 특별히 증가한 점, 경제활동 조사 시점이 설 연휴 이전인 데 비해 올해는 설 연휴 이후에 조사한 점 등의 특이 요인을 감안하면 2월 고용동향은 실질적으로는 예년과 큰 차이가 없고, 3월 이후는 고용 여건이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인공지능,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등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해 다가올 제4차 산업혁명은 우리의 삶과 경제, 고용 구조를 근본적으로 뒤흔들 가능성이 높다.
기술 진보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인류가 이런 공포감을 느낀 것은 처음이 아니다. 제2차 산업혁명으로 기계가 노동을 대체하면서 많은 노동자가 일시적으로 일자리를 잃자, 위기감을 느낀 사람들은 기계를 파괴하자는 운동(러다이트 운동)까지 일으켰다. 그러나 실제로는 없어진 일자리보다 더 많은 일자리가 생겨났다. 기술진보로 생산성이 증가해서 오히려 노동수요가 증가하는 효과와 더불어, 기계를 개발하고 유지·보수하는 새로운 일자리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보통신 혁명으로 시작된 제3차 산업혁명에서는 일자리의 구조가 바뀌기 시작했다. 숙련도가 높은 근로자는 기술과 보완적인 관계를 이뤄 이들의 일자리는 늘어나고, 저숙련 근로자의 일자리는 기계로 대체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제4차 산업혁명 국면에서는 오히려 중숙련 근로자의 일자리가 기계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숙련 수준이 높지 않더라도 기술이 대체하지 못하는 직종은 큰 변화를 겪지 않을 것으로 나타났다. 요약하면 고숙련 직종은 수요가 증가하고, 중간 숙련 직종은 감소하고, 저숙련 직종이나 기술진보와 독립적인 직종은 큰 영향을 받지 않게 돼 중간 계층이 몰락하는 양극화가 가속화될 것이다.
다가올 급속한 기술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술과 독립적이거나 보완적인 역량을 더 길러야 한다. 즉, 알파고를 개발해내고 이를 유지·개선하는 직종, 기술이 넘보기 힘든 문화·예술 등의 감성적 영역에서 필요한 역량을 계발해야 한다. 이런 역량은 대량 학원형 교육으로는 길러지지 않고, 한국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꿔야만 가능하다. 한국 교육에서 상대적으로 소홀히 여겨온 소통의 능력, 창의적 능력, 문화적 다양성과 융합의 능력은 기계로 대체되지 않는다. 이런 능력은 세분화된 전문 교육보다 인문학적 소양과 기본적인 자연과학 등의 교양교육을 통해 더 강하게 길러질 수 있다. 교육이 근본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 이유다.
최강식 < 연세대 교수·경제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