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 설레지 말입니다"…한·중 여심 홀린 태양의 후예
‘반전 블록버스터’. 방송가에서 KBS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붙이는 수식어다. 100% 사전 제작된 이 드라마는 지난해까지 방송사 편성에서 이리저리 밀렸다. 국제 분쟁 지역의 재난 현장을 배경으로 한 무거운 소재가 지상파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해외 촬영이 많아 회당 제작비가 드라마 평균(4억원)의 두 배가량 들었다는 점도 부담으로 꼽혔다.

하지만 기우였다. 두 주연배우인 송중기와 송혜교의 매력과 호연, 감각적이고 빠른 영상과 구성, 개성 있는 조연들의 활약으로 장안의 화제를 모으며 거침없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사전 제작 필패(必敗) 징크스’를 깼다는 얘기도 나왔다. 중국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과 동시 방영하고 있는 중국 동영상 플랫폼 ‘아이치이(愛奇藝)’에서 이 드라마의 누적 조회 수는 6회 만에 7억회를 돌파했다. 회당 조회 수가 1억회를 웃돈 셈이다.

드라마는 가상의 국가 우르크로 파병된 군인 유시진(송중기 분)과 민간 의료봉사팀 의사 강모연(송혜교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우르크에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자 두 사람은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며 각자 임무를 수행한다.

재난 지역을 배경으로 하지만 큰 틀은 멜로다. 급박한 전시 상황이 극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대망의 ‘시청률 30%’ 고지를 앞두고 주춤하고 있다. 파죽지세로 치솟던 시청률이 최근 방영된 6~8회에선 28%대에서 머물렀다. 지난 16일 방송분(7회)의 시청률은 28.3%로 드라마가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떨어졌고, 17일 방송분은 28.8%를 기록했다. 특별한 서사 없이 비슷한 로맨스 장면이 이어지며 이야기의 힘이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영 초부터 다른 영화나 드라마에서 이미 본 듯한 기시감이 느껴지는 장면이 많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드라마는 7회분에서 표절 의혹까지 나왔다. 여의사가 사고 현장에서 관통상을 입은 두 사람 중 한 명만을 살려야 하는 갈등을 겪고, 한 사람의 죽음 이후 환영을 본다는 설정이 미국 의학 전문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 시즌2의 6화와 거의 똑같았다.

군인들의 이야기가 군국주의를 그리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1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송중기는 이와 관련된 질문에 “모든 사람이 다 좋아한다면 그것도 매력 없다”며“드라마를 향한 다양한 의견을 환영하고, 방송을 끝까지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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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