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2의 도시인 부산의 공항이 일본에서 규모가 네 번째에 불과한 후쿠오카 공항보다도 작습니다.”

이남규 광명잉크제조 회장은 지난 1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 기업인과 한국경제신문 데스크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물류 중심지로 알려진 부산이지만 항공 인프라는 열악한 수준”이라며 “이로 인한 부산 수출기업의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뿐만 아니다. 간담회에서 부산 기업인들이 가장 시급한 해결 과제로 꼽은 것은 공항 문제였다. 오형근 대한제강 부회장은 “동남권 신공항 건설에 대한 얘기가 5년 전부터 나왔는데 계속 ‘검토 중’이라는 말만 듣고 있다”며 “서울·수도권에서 좁고 불편한 공항 문제가 거론됐다면 이처럼 검토만 하고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2011년 국토교통부는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신공항 사업을 미뤘지만 기존 김해공항은 불과 4년 만인 지난해 이용객이 당시 예측한 471만명의 두 배가 넘는 1233명에 달하면서 시설이 포화상태에 이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저비용항공의 폭발적인 성장을 예측하지 못한 채 수요조사가 이뤄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곽국민 파크랜드 부회장은 “해외 공장과 거래처로 해외 출장을 자주 가는데 부산에서 바로 가는 직항노선이 크게 부족해 반나절 이상을 허비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말했다. 그는 “해외에서 오는 관광객도 마찬가지일 텐데 부산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서라도 항공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수도권과의 균형 발전을 위한 방안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채윤 리노공업 회장은 “고속철도(KTX)를 타면 부산이 종착역이듯 도시로서도 종점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며 “서울 등 수도권과의 균형 발전을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지역 경제를 뒷받침하는 뿌리산업에도 정책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이 많은 역할을 해달라는 주문도 이어졌다. 이남규 회장은 “부산과 부산기업에 많은 관심을 보여준 한국경제신문에 감사하다”며 “기업인들의 애로 사항을 지속적으로 알려주고 다양한 정보도 많이 실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학영 한국경제신문 편집국장은 “부산이 종점이 아니라 시발점이 될 수 있도록 한국경제신문이 적극적으로 돕겠다”며 “매년 정기적으로 부산을 공부하고 현장에서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들을 것”이라고 답했다.

부산=하인식/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